섬소년과 날씨 바꾸는 마법소녀…풋사랑과 전설, 환상, 환경문제 아름다운 상상의 세계로 초대
2020-01-17 (금)
▶ ‘웨더링 위드 유’(Weathering with You) ★★★★½ (5개 만점)
호다카(왼쪽)와 신비한 초능력을 지닌 히나가 하늘에 뜬 구름 위에서 비상을 즐기고 있다.
섬에 사는 모험심 강한 소년이 가출해 도시로 와 만난 사람이 비 오는 날씨를 햇살이 내려 쏟아지는 날씨로 바꿀 수 있는 마법적 힘을 지닌 소녀. 이들 둘 사이에 피어오르는 풋사랑과 함께 환경문제를 진지하게 다룬 일본 애니메이션으로 매력적이요 상상력 풍부하고 아름다운 작품이다.
10대의 관객을 겨냥하고 만든 영화이지만 성인들도 충분히 즐길 수 있는 흥미진진한 마법적 사실주의 풍의 작품이다. 자세한 부분까지 세밀하고 선명하게 그린 그림이 보기 좋고 이와 함께 로맨스와 다채로운 기상 변화와 액션과 전설과 환상과 현실을 고루 섞은 얘기 등이 있는 훌륭한 영화다. 어떻게 해서 아카데미 회원들이 이 영화를 만화영화 수상 후보작 중 하나로 선택하지 않았는지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16세의 섬소년 호다카는 가출해 도쿄행 여객선에 오른다. 태풍이 몰고 온 파도에 휩쓸려 호다카가 바다에 빠지기 직전 그를 구해주는 사람이 기이한 일들을 다루는 일종의 태블로이드 잡지의 편집장인 수가. 집에서 여자 조수(애인?) 나추미와 함께 잡지를 만드는 수가는 호다카를 자기 집에 묵게 하면서 그를 취재기자로 쓴다. 그런데 도쿄에는 끊임없이 비가 내린다.
호다카가 찾아낸 취재대상이 머리를 딴 상냥한 마음을 지닌 고아 소녀 히나. 어린 남동생 나기와 함께 사는 히나는 비 오는 날씨를 청명한 날씨로 바꿀 수 있는 신비한 힘을 지녔다. 히나의 얘기가 ‘선샤인 걸’로 보도되면서 히나는 맑은 날씨를 원하는 결혼 커플과 피크닉을 나온 가족 등에 고용돼 기상변화를 일으키면서 사례비를 받아 생활비로 쓴다. 히나가 흐린 날씨를 밝은 것으로 변화시키는 장면이 아주 환상적이다. 그리고 호다카와 히나가 만남을 거듭하면서 둘 사이에 사랑이 영근다.
그런데 문제는 호다카와 히나와 나기가 보호자 없이 사는 미성년자라는 것이 밝혀지면서 이들은 경찰과 사회봉사기관 등에 의해 쫓기게 된다. 호다카가 나추미가 모는 모터사이클을 함께 타고 비좁은 거리와 골목으로 도주하면서 박진한 액션장면이 펼쳐진다.
이와 함께 호다카는 히나의 초능력이 옛 전설에 나오는 ‘날씨 여인’의 그 것과 같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날씨 여인’은 일종의 의식을 위한 제물로 흐린 날씨를 맑은 것으로 바꿀 때마다 조금씩 생명력을 잃게 된다. 이로 인해 호다카는 자기가 사랑하는 소녀와 맑은 날씨를 놓고 선택에 기로에 놓인다. 호다카와 히다가 손을 잡고 하늘에 뜬 구름 위로 비상했다가 급전직하 지상으로 떨어지는 장면 등 경탄스런 장면들이 많다. 마코토 시나카이 감독. 그로브와 다운타운 리갈 등 일부 극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