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케서린 박 원장, 12년째 기부 레이스…본보에 불우이웃돕기성금 5천 달러 기탁
▶ 10명에 500달러씩 전한다. 추천마감 31일, 전달식은 내달 13일
케서린 박 원장이 불우이웃돕기 모금함 옆에서‘나눔’에 대해 얘기하고 있다.
성경에는 ‘이웃을 네 몸처럼 사랑하라’고 했다. 선한 사마리안의 예를 통해 ‘내가 누구의 이웃이 되어 주어야 하는가’를 제시하며 나 중심의 이기심에서 벗어난 이타적인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한다. ‘워싱턴의 기부 엔젤’로 불리는 느미라지 케서린 박 원장이 올해도 ‘이웃사랑 실천’을 위해 선뜻 5천달러를 내놓았다. 박 원장의 불우이웃돕기 선행은 12년째, 액수만도 총 17만달러에 달한다. 이번에 케서린 박 원장이 본보에 기탁한 성금은 어려운 환경에서 힘겹게 생활하는 이웃 10명에게 500달러씩 전달된다. 추천대상은 경제적으로 형편이 어려운 사람, 자녀나 정부의 도움을 받지 못하면서 병으로 고통 받는 사람 등 복지제도의 사각지대에서 힘겹게 생활하는 사람들이다. 추천 마감은 31일(금), 후원금 전달식은 내달 13일(목) 오후 2시 본보 문화센터에서 열린다.
1월의 지난 주말 오후, 바람이 불고 기온은 내려간 매서운 겨울 추위 속에서도 햇볕은 따사로웠다.
끊이지 않는 손님들로 숨 돌릴 틈 없이 바쁜 와중에도 인터뷰를 위해 잠시 시간을 낸 박 원장은 “실은 작년에 개인적으로 힘든 일도 있었고 바쁘기도 해서 건너뛰려고 했는데 땡스기빙 전후부터 미장원에 오는 손님들이 연말연시 불우이웃돕기에 보태라고 작게는 20달러부터 200달러까지 주고 갔다.
버지니아 비치에서 3시간 정도를 운전해 온 어떤 분은 100달러를 쥐어 주며 해마다 좋은 일 한다고 격려해 주고 갔다”고 말했다. 10년 이상을 연례행사로 하다 보니 손님들이 먼저 알고 힘을 보탠 것.
박 원장은 “한 번은 건너뛰려던 내 마음이 부끄러워지며 불우이웃돕기를 하기로 결정했다. 마음 한 켠에 맡겨진 숙제를 못한 부담감이 있었는데, 결정을 하고 나니 숙제를 끝낸 것처럼 마음이 가벼워지고 설명할 수 없는 행복감이 밀려왔다”고 고백했다.
사실 지난해, 힘든 일도 있었지만 박 원장에게는 보람도 큰 해였다.
지난 11월 말 스미소니언 뮤지엄 새클러 프리어 갤러리에서 K-뷰티 이벤트 쇼를 성공적으로 마치며 한인사회를 넘어 주류사회에 성큼 다가가 한국의 위상을 높이는 계기가 됐기 때문.
행사 후 외국인 손님도 많이 늘었다.
또 후배양성과 미용 티칭에도 관심이 많아져 그 방면도 연구 중이다.
미용실 프론트 데스크에 설치돼 있는 불우이웃돕기 성금함에 오가는 손님들이 십시일반 넣어준 돈이 1천 달러를 훌쩍 넘는 것 같다며 모금함을 보여준 박 원장은 “매년 불우이웃돕기를 하다 보니 여기 저기에서 도네이션을 요청해 와 곤란한 적도 많다”고 토로했다.
“사실 기부나 나눔이 돈이 많아서 하는 건 아니잖아요? 내가 가진 것 조금 덜 쓰고 덜어내 힘든 이들과 나누는 건데 너무 많은 데서 도움을 요청하니 다 해줄 수가 없다는 점을 이해해 주길 바란다”고 설명했다.
세상을 떠난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으로 지난 2008년 독거노인돕기로 시작된 기부가 2016년부터는 한국일보와 손잡고 ‘어려운 이웃돕기’ 사랑나눔까지로 확대, 승화됐다.
여전히 그의 미용실에는 박 원장에게 고마움을 입은 사람들이 슬며시 갖다 놓고 가는 홈메이드 김치, 찰밥, 팥죽, 빵, 떡이 끊이지 않는다.“건강이 허락하는 한 열심히 일해서 함께 일하는 직원들 먹고사는 거 지장 없게 하고, 힘들게 사시는 분들 계속 돕고 싶습니다. 인생 별 거 있나요? 작은 거라도 함께 나누며 사는 게 정이잖아요”라는 그의 유쾌한 말 속에 인생철학이 엿보인다.
어두운 세상을 밝히는 ‘작은 나눔’이 선한 영향력을 끼치며 각박한 우리 사회를 조금 더 살 만한 사회로 만드는 소금 같은 역할을 하는 박 원장이 있어 우리 사회는 더 따뜻해지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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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영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