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시 보는 화제의 명화
▶ ‘L.A. 칸피덴셜’ (L.A. Confidential·1997) ★★★★★ (5개 만점)
‘LA 칸피덴셜’ 포스터. 킴 베이신저, 러셀 크로, 가이 피어스, 케빈 스페이시(왼쪽부터)
LA경찰(LAPD)의 비리를 파헤친 폭력적이요 아름다운 걸작 필름 느와르다. 1950년대 초 스타일과 성격이 각기 다른 3명의 LAPD 형사가 다운타운 식당에서 발생한 동료형사가 희생자로 포함된 대형 살인사건을 수사하면서 경찰의 부패상이 베일을 벗는다.
제임스 엘로이의 소설이 원작.
고급 옷을 입고 으스대는 미끈미끈한 부패 베테런 형사 잭(케빈 스페이시)과 성질이 급하고 무뚝뚝한 버드(러셀 크로) 그리고 단정한 용모에 선생 같은 신참 에드(가이 피어스) 등은 살인사건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고급 콜걸 조직의 정체를 밝혀낸다. 버드와 에드는 각기 사건의 열쇠를 쥔 허전하니 아름다운 콜걸 린(킴 베이신저)을 심문하다가 모두 린에게 빠져들면서 서로 주먹질까지 한다.
그리고 3인의 형사가 수사를 계속하면서 마약밀매와 경찰비리, 정치적 협박과 인종차별 및 옐로저널리즘 등이 치부를 드러내고 이들은 부패한 동료형사들의 배신과 음모에 휘말려 목숨마저 위협을 받게 된다.
이중성과 비행의 도시 LA와 이 곳을 무대로 활동하는 어두운 인간들을 가차 없이 폭로한 빼어난 범죄영화다. 눈부신 태양과 눈먼 돈과 쉬운 여자가 유혹하는 화려한 이미지 속에 타락과 부패가 암세포처럼 잠복해 있는 LA가 걸친 비단옷이 벗겨지면서 적나라하게 드러나는 도시의 속살이 퇴기의 독성 있는 매력을 내뿜고 있다.
어둡고 악한 것의 아름다움을 내용과 외형에서 완벽히 조화해 보여준 영화로 사나이들의 살인과 배신과 음모가 판을 치는 가운데 벗겨지지 않는 운명을 긴 케이프처럼 늘어뜨리고 다니는 금지된 여인과의 사랑이 신파극의 극치를 이루고 있다.
명암을 절대적 대조를 뛰어나게 살린 단테 스피노티의 촬영과 훌륭한 프로덕션 디자인과 세트가 재현해 낸 옛 LA가 복고무드를 풍기면서 하나의 인물 노릇을 한다. 제목은 뉴욕을 본부로 실제로 발행됐던 가십 지 ‘칸피덴셜’에서 따온 것이다. 대니 드 비토가 이 잡지의 야비한 기자로 나온다. 감독을 겸한 커티스 핸슨이 오스카 각본상을 수상했다.
9일 오후 2시 뉴베벌리 시네마(7165 베벌리 불러바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