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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스’(Luce), 비방 관련 교사와 모범생 ‘누구 말이 진실일까’

2019-08-02 (금) 박흥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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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흥진의 영화이야기... ★★★½ (5개 만점)

▶ 백인가정 입양된 흑인 소년...인종·고정관념 다룬 스릴러...한국계 배우 안드레아 방 출연

‘루스’(Luce), 비방 관련 교사와 모범생 ‘누구 말이 진실일까’

피터(왼쪽부터)와 루스 그리고 에이미가 교장 선생님과 상담을 하고 있다.

‘히 세드, 쉬 세드’의 틀을 갖춘 가족과 인종문제, 계급과 진실 그리고 지나친 기대와 고정관념에 관한 스릴러 스타일의 드라마다. 시종일관 과연 누구의 말이 진실인가를 놓고 궁금해 하게 만든 어둡고 터프하며 긴장감 감도는 튼튼한 작품이다.

영화의 스릴과 긴장감은 교사로부터 비방을 받는 모범적인 고등학생과 교사간의 비방의 내용을 둘러싼 진실여부 공방에서 나오는데 문제는 누가 진실을 말하는지를 별로 어렵지 않게 짐작할 수 있는 점이다. 따라서 갈수록 긴장감과 스릴이 녹아내리게 마련이다.

백인일색인 버지니아주 중상층이 사는 동네의 고등학교 3학년생인 루스(켈빈 해리슨 주니어)는 공부와 운동에서 모두 뛰어난 모범생. 루스는 일곱 살 때 백인 어머니 에이미(나오미 와츠)와 아버지 피터(팀 로스)에 의해 전쟁으로 찢어진 에리테리아에서 소년 군인으로 있을 때 입양된 아이. 그 후 심리치료와 재활을 거쳐 이제 흑인의 모델과도 같은 학생이 된 것. 친구가 그를 ‘새 오바마’라고 부른다. 루스는 자신에 대한 지나친 기대에 지칠대로 지쳐 숨이 막힐 지경이나 이를 상냥한 미소로 감춘다.


어느 날 루스의 흑인 역사교사 해리엣(옥타비아 스펜서)이 의사인 에이미를 호출한다. 해리엣은 에이미에게 루스가 쓴 글을 보여준다. 역사적 인물에 관한 글을 쓰면서 루스가 고른 사람은 폭력을 써 억압적인 체제를 뒤집어 놓아야 한다고 주장하는 혁명적 심리학자 프란츠 패논. 해리엣은 이와 함께 루스의 락커에서 찾았다는 불법 폭죽도 건넨다. 해리엣과 루스는 글을 놓고 이미 심한 설전을 벌였다. 에이미는 집에 돌아와 남편에게 이런 사실을 알리면서도 루스에겐 모른 체 한다.

그러나 얼마 못가 에이미와 피터가 루스에게 글과 폭죽에 관해 묻자 루스는 글은 글일 뿐이며 폭죽은 자기와 함께 락커를 쓰는 급우의 것이라고 말한다. 이어 루스는 해리엣이 흑인 학생들에 대해 가혹하게 모범생이 될 것을 강조하는 문제가 있는 사람이라고 말한다. 에이미와 피터와 루스 그리고 교장과 해리엣이 대면하는 자리에서도 루스는 끝까지 해리엣이 거짓말을 한다고 주장한다. 그런데 에이미는 진실여부를 무시하고 루스를 옹호한다.

과연 누가 진실을 말하는가. 혼자 사는 해리엣에게는 요양소에 들어간 정신질환자 여동생이 있어 시달리고 있는데 과연 해리엣은 이런 개인적 고통을 제자들을 괴롭힘으로써 해소하려고 하는 것인가. 아니면 루스는 자기에 대한 지나친 기대로 상자 속에 갇혀 질식할 것 같은 상황에 시달려 자기 주변 사람들을 해칠 악의를 품고 있는 것인가.

한편 루스와 헤어진 여친 급우 스테파니 김(한국계 캐나다 배우 안드레아 방)이 해리엣을 찾아와 루스가 과거 자기를 성적으로 괴롭혔다고 고발한다. 과연 스테파니의 증언은 사실인가. 이와 함께 해리엣에게 불상사들이 일어나면서 해리엣은 궁지에 몰린다.
경탄스러운 것은 해리스 주니어의 연기. 카리스마와 함께 섬세하고 미묘하며 또 민감한 연기를 하는데 압도적이다. 그리고 와츠와 스펜서도 매우 훌륭하다. 감독 줄리어스 오나의 연극이 원작. R 등급. Neon. 아크라이트(선셋 & 바인)와 랜드마크(웨스트우드 & 피코).

<박흥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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