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라이언 킹’(The Lion King) ★★★★ (5개 만점), 디즈니의 돈과 기술을 투입
▶ CG작업 시각효과에 경탄, 음성연기·노래·음악도 훌륭
아버지 사자 무파사가 갓난 아들 사자 심바에게 앞으로 심바가 통치할 아프리카 초원을 소개시켜주고 있다.
디즈니의 돈과 기술이 있는 대로 힘을 다 낸 잘 만들고 재미있는 온 가족용 영화다. 특히 방학을 맞은 아이들이 박수를 치며 즐겁게 볼 백수의 왕 사자의 액션과 모험 그리고 가족의 끈질긴 유대관계를 다룬 교훈적인 내용마저 간직한 영화다.
이 영화는 1994년 디즈니가 만들어 빅히트를 하고 무대 뮤지컬로까지 만들어져 역시 크게 성공한 동명의 만화영화의 라이브 액션 판이다. 라이브 액션영화라곤 하지만 사자를 비롯한 동물들과 자연경관이 모두 컴퓨터로 만들어져 만화영화나 진배없다고 하겠다.
컴퓨터로 만들어진 동물들과 광대한 아프리카의 초원을 비롯한 자연의 모습이 사실보다 더 사실적이어서 보기에 황홀무아지경이지만 이런 기술적인 완벽성이 오히려 영화의 영혼을 빼앗고 있다. 지나치게 인위적인 점으로 인해 작품에 여유와 감정이 결여된 것이 흠이지만 음성연기와 노래와 음악(한스 짐머)과 촬영(케일렙 데샤넬) 등이 다 훌륭한데 특히 시각효과가 경탄을 금치 못하게 한다. 감독은 디즈니의 히트작 ‘정글 북’을 만든 존 패브로.
내용은 처음부터 끝까지 만화영화의 그 것을 그대로 답습했다. 아프리카 초원의 백수의 왕인 사자 무파사(만화영화에서도 음성연기를 한 제임스 얼 존스)가 갓난 아들 심바(JD 맥크래리)를 온 동물들에게 소개하는 장면으로 시작된다. 장난꾸러기 심바는 무럭무럭 잘 큰다.
무파사를 시기 질시하는 것이 무파사에 의해 후진 곳으로 추방돼 하이에나들을 졸개로 데리고 사는 무파사의 동생 스카(치웨텔 에지오포-만화영화에선 제레미 아이언스). 어느 날 심바가 집을 멀리 떠나 골짜기로 나들이를 나갔다가 들소 떼의 질주에 깔려죽기 직전에 무파사에 의해 구출되나 무파사는 이를 지켜보던 스카에 의해 살해된다. 그리고 심바는 아버지의 죽음이 자기 탓이라고 여기고 스카의 명령에 따라 고향을 떠난다.
이어 스카는 형의 자리를 차지한다.
집과 멀리 떨어진 곳에 도착한 어린 심바가 만나는 것이 걸맞지 않는 단짝으로 방구를 뀌는 흑멧돼지 품바(세스 로건)와 재잘대는 몽구스 타이먼(빌리 아이크너). 품바와 몽구스가 영화에 유머와 웃음을 듬뿍 쏟아 붓는다. 셋은 떨어질 수 없는 친구가 되고 심바는 여기서 아버지를 똑 닮은 우람찬 사자(도널드 글로버)로 성장한다.
집을 잊고 사는 심바를 찾아온 것이 어릴 때부터 친하게 지낸 암사자 날라(비욘세). 심바는 처음에 날라의 집으로 돌아가 스카를 몰아내고 마을에 평화를 되찾아달라는 부탁을 거절하다가 각성, 날라와 같이 고향으로 돌아간다. 심바와 날라 사이에 로맨스도 꽃 피고. 둘을 뒤따르는 품바와 타이먼. 귀향한 심바와 스카 간에 최후의 결전이 벌어지고 누가 이길지는 이미 다 아는 사실.
중요한 역을 맡은 동물들의 음성(때론 노래도 부른다) 연기가 즐거운데 무파사의 심복인 코뿔새 자주(존 올리버)도 재미있다. 만화영화의 내용을 그대로 옮겨 신선감이 모자란다. 이렇게 기시감이 느껴지는 것이 이 영화의 결점이다. PG 등급. 전지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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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흥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