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곧 신록의 계절인 오월을 맞이한다. 싱그러운 계절에 다정하게 부는 꽃내음 바람을 기대하기에 좋은 오월은 가정의 달로 불린다.
오월에는 딸의 생일, 어머니 날, 그리고 집사람의 생일이 들어 있다. 옆지기는 세 번의 즐거운 시간을 갖게 되어 좋은데, 어찌 어머니 날을 기점으로 사흘 앞, 사흘 뒤로 태어났는지 때로는 유감스러운 시절이 있었다.
이제는 성장한 자녀가 알아서 서로 챙겨주니 좋고, 덕분에 외식할 기회가 많으니 하자는 대로 손뼉만 쳐 주면 된다. 오래전에 가게를 할 때이다.
매년 어머니 날이 되면 그날은 엄청난 스트레스로 하루를 보내게 된다. 가게는 붐비는 사거리에 있었지만, 매장과 비교하면 주차시설이 비좁아 4대 정도 주차할 수가 있는데 바로 옆집에 꽃집이 있었다. 어머니 날엔 우리 가게 앞 주차시설은 거의 꽃가게 손님의 주차로 하루를 보내야 했다.
더욱이 큰 병원이 뒤편에 있었기에 환자 방문객도 많아서 온종일 불법 주차(?)를 바라보고 있자니 여간 고역이 아니었다.
그 전날부터 밤잠을 설치는 것은 물론, 아무리 너그러운 마음을 갖자고 해도 쉴 새 없이 드나드는 차량 행렬이 내게는 스트레스로 다가온다.
이런 날엔 ‘Customer Only’란 간판은 무용지물이며 ‘미국인이 규칙을 잘 지킨다’는 말이 오늘만큼은 뜬소문에 불과하다.
그런데 저녁이 되면 늘 꽃집에 꽃이 다 팔려서 나에게 꽃이 있느냐고 묻는 손님이 무척 많았다.
어느 어머니 날에 집사람이 떠나고 홀로 사무실에 놓였던 화려한 꽃을 계산대에 놓아 보니 사겠다는 구매자가 넘쳐난다.
그것은 다름 아닌 옆 가게에 주문했던 화려하게 치장한 꽃다발을 같이 출근했던 집사람에게 선물했던 꽃이다.
어떤 재벌 회장님은 마누라와 자식 빼고 다 바꾸라고 하던 때에 나는 옆지기에게 근사하게 생색내었던 꽃을 팔았으니 두 사람에게 기쁨을 전 한 셈이다.
어두운 밤에 하루의 일과를 마치고 집으로 향하는 몸과 마음은, 일 년 중 제일 힘들었던 어머니 날이 지나감에 안도의 한숨을 쉬면서 차에 오른다.
이제 곧 다가오는 가정의 달에는 평안하고 새로운 오월의 추억을 만들어 가기를 소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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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무심 / 프리몬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