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돌아온 아들과 함께 살기

2019-03-29 (금) 12:00:00 방무심 / 프리몬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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졸업 후 10년간을 샌프란시스코에 직장과 방을 얻어 생활하면서 주말에만 집에 오던 아들이 일 년 전에 새 직장을 자기 집과 내 집 중간으로 옮겨왔다. 그러다 아들이 올해는 춥고 비가 내리는 날도 많고 엄마가 정성껏 차려준 밥상에 반했다며 하루 이틀 더 머물기 시작하더니 한 달 전부터는 제집으로 갈 생각 없이 직장을 다니며 뒤늦게 ‘캥거루족’이 되었다.

엊그제 신문에서 샌프란시스코 원베드룸 평균 렌트비가 3,690달러라는 기사를 보면서 왜 많은 가정이 성인자녀와 함께 생활하는지를 조금은 이해하게 된다. 30대 중반까지도 부모에게서 독립하지 못하는 미국인들이 늘고 있고 25살 백인 남성 가운데 4명 중 1명은 부모와 함께 살고 있다고 한다.

독립 정서가 강한 미국 가정은 대개 본인이 알아서 음식과 세탁을 챙기는 생활에 젖어 있으니 한결 수월해 보인다. 좋은 점도 있어서 아들 덕분에 식사다운 식사를 하게 되고 은퇴 후 외로움을 느끼지 않아서 좋다. 그러나 아내가 시장에 가는 횟수가 늘어나게 되고, 또 아들이 회사에서 늦게 오면 괜한 기우에 마음 졸이기도 한다.

미국에서 오래 살았어도 한국 가족의 훈훈한 연대감과 애정으로 보살펴 주게 되지만, 혹시 어린 시절을 생각하며 권위적인 소통으로 이어질까 조심스럽고 불편하기도 하다. 올해는 인성이 좋은 규수 만나 독립해 생활하기를 기대해 보며 그동안은 적당한 하숙비를 받아내 아내에게 건네야겠다.

<방무심 / 프리몬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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