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빠르게 변해가는 세상,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

2019-03-26 (화) 박윤모/ 웨체스터 한인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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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웨체스터 칼럼

“어떤 좋은 방법이 있겠습니까?”
그저 잘 받아들이고, 잘 적응해가며 살아가는 것이 최상이 아닐까. 그래서 오래살고 볼 일이라는 말이 생긴건 지도 모르겠다. 옛날에는 아이들이 칭얼거리면 사탕이나 과자 한 봉지를 건네주면 되었는데, 요즘 부모들이 아이를 달래는 방법은 유튜브가 나오는 스마트폰을 손에 쥐어주는 것이다. 이 현실을 우리들은 좋아해야 할지, 슬퍼해야 할지. 어쨌든 깊이 고민해야 할 우리의 숙제인 것 같다.

한인 이민자들은 빠르게 변해가는 21세기를 어떻게 대처하며 살고 있는지 궁금하다. 온라인 유통으로 많은 소기업들이 문을 닫았고, 이제는 중소기업들까지 위험한 상태이다.
위기에 놓인 직업 1위에서 10위까지를 살펴 보면, 시계수리기사, 조립식 주택 건설업자, 섬유기계기사,직물수선기사, 신발기계기사, 영사기사, 사진현상기사, 도배공, 벌목공, 전화교환수 등이다. 모두가 단순직업으로 어렵게 사는 사람들의 직업이다. 유망 직종을 보면 인공지능, 로봇, 컴퓨터, 앱 개발자, 임상간호사, 건강서비스관리사, 보조의사, 물리치료사, 치과위생사, 의사 등이다.

웨체스터 한인회장을 하면서 개인적으로 아쉬웠던 것은 웨체스터 관공서 어디에서도 한인들 얼굴을 찾아볼 수가 없다는 것이다. 카운티장이나 타운 정치인들을 만날 때마다 내가 자주 부탁했던 것은 한인들에게도 직원 채용에 기회를 달라는 것이었다. 팔이 안으로 굽는다고, 자기들 민족을 채용하고 싶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놀랍게도 그들에 대답은 ‘너희 코리언 아메리칸들은 구직 신청을 하지 않는다.’였다. 사실 교회의 젊은 친구들에게 카운티 정부 일에 관심들이 있느냐고 하면 그들은 연봉이 너무 적어서 관심이 없다는 것이다. 우리 자녀들은 우리 1세들이 운영하고 있는 소기업에도 관심들이 없다. 바라기는 우리 자녀들이 많은 연구와 철저한 분석하에서 변해가는 사회에 잘 대처를 해주었으면 하는 것이다.


부동산업을 하는 나는 요즘같이 비즈니스 매물이 많이 나온 적이 있었을까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우리 한인들은 주로 유태인이나 이탈리안들이 운영하던 소기업을 인수해서 그 동안 힘은 들었지만, 대부분 돈도 많이 벌었고 자녀들 교육도 잘 시킬 수 있었다.

사업장을 팔겠다는 분들은 거의 비슷한 한 공통점이 있다. 보통 30~40년 동안 소기업을 운영하다 이제는 은퇴할 나이들이 되었고, 사업장을 구입할 때의 매입가격 생각에 자식들에게 물려줄까도 생각해보지만, 힘든 일이라 자식들에게 물려주기도 미안하고, 또한 자녀들도 거의 관심들이 없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그냥 가게문을 닫을 수도 없고, 계속 운영하기에는 옛날 같은 수입도 안 되고, 무엇보다도 오랜 영업으로 인해 심신이 지쳐있고, 옛날 같은 돈벌이가 안되니까 열심히 할 의욕도 없어진 것 같다.

우리 1세들이야 이렇게 살다 가면 되겠지만, 우리 자녀들이 걱정이다. 학교 공부만 잘 마치면 끝이라 생각하고 살았는데, 그게 아니었다. 취업문제며, 결혼, 학자금 융자 등등…

그럴수록 더욱 더 우리 1세가 바라는 것은 우리 자녀들이 급변하는 시대에 잘 적응해서 다른 민족에 뒤지지않고 행복하고 건강하게 살아 주기를 바랄 뿐이다. 따로 좋은 방법이 뭐가 있겠는가. 솔로몬에게 주셨던 지혜를 저희 자녀들에게도 주시리라 믿으면서…“오늘도 주어진 삶속에서 최선을 다합시다.”

<박윤모/ 웨체스터 한인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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