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쿠간·라일리 실제같은 연기
▶ ★★★½(5개 만점)
스탠(왼쪽)과 올리가 무대에서 코미디를 공연하고 있다.
무성영화 시대부터 1950년대 중반까지 활동한 미 코미디계의 위대한 듀오 스탠 로렐과 올리버 하디의 말년 영국 순회공연을 그린 향수 가득한 부드럽고 상냥한 코미디 드라마다. 미국판 홀쭉이와 뚱뚱이라고 불러도 될 이들은 보통 로렐과 하디로 잘 알려져 있는데 영화 제목은 스탠과 올리다.
맹한 표정을 지으면서 머리를 긁적이는 제스처로 유명한 스탠과 비만한 체중이 무겁다는 듯이 뒤뚱거리는 걸음으로 잘 알려진 올리는 40년간의 연예계 생활을 통해 모두 100여 편이 넘는 장편 및 단편영화에 나온 미 코미디사에 길이 남는 듀오였다.
존 S. 베어드 감독은 두 사람의 우정과 갈등과 공연에 깊은 정을 가지고 그것에 헌사를 보내듯이 작품을 연출했는데 이들을 그리워하는 사랑의 송가라고 하겠다. 보고나서도 오래 가슴에 잔영과 여운이 남는 작품이다.
두 사람의 인기와 우정이 시들해진 1953년 일종의 연예생활 재기를 위해 가진 영국 순회공연을 다루었다. 시작은 이보다 10연년 전 스탠(스티브 쿠간-영국 배우로 스탠도 영국태생이다) 과 올리(존 C. 라일리)가 자신들의 영화에 대한 권한을 지키기 위해 그 동안 자신들의 영화를 제작한 할리우드의 명 코미디 제작자 핼 로치를 떠나 20세기 폭스로 옮기면서 시작된다. 그러나 그 후 성과가 뜻대로 이뤄지지 않으면서 둘 사이에 균열이 생긴다.
영국순회 공연은 이런 관계를 다시 건강하게 회복하고 시들어진 인기도 만회해 보자는 의도에서 시작된 것이다. 이들을 동반하는 것이 스탠의 아내 아이다(니나 아리안다)와 올리의 아내 루실(셜리 헨더슨). 그러나 극장은 빈 좌석이 많고 우정은 쉽사리 회복되기보다 오히려 길등이 심화돼 둘은 대판 싸움까지 벌인다. 그리고 올리의 약한 심장도 문제다.
둘의 순회공연에서 보여주는 코미디가 아주 재미있고 우습고 즐거운데 쿠간과 라일리가 어쩌면 그렇게 스탠과 올리의 제스처와 행동과 우스개 소리를 똑 같이 하는지 경탄을 금치 못하겠다. 진짜로 스탠과 올리를 보는 것 같은 착각에 빠지게 된다. 쿠간과 라일리의 완전히 작중 인물로 변신한 연기와 콤비가 일품이다.
둘의 대본은 스탠이 썼는데 그는 사망한 해인 1965년까지 둘을 위한 대본을 썼다고 한다. 올리는 이미 이보다 8년 전에 사망했다. 스탠과 올리를 아는 나이 먹은 사람들이 그리운 마음으로 볼 가슴 훈훈한 영화다.
PG 등급. Sony Pictures Classics. 랜드마크 등 일부지역.
<
박흥진 편집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