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폐경기 부부관계 고통? 고민하지 마세요”

2018-10-16 (화) 정이온 객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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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앨레인 박 산부인과 전문의가 말하는 질 건조증 치료법


10월은 널리 알려진 유방암 인식의 달이다. 매달 두 번째 목요일마다 굿 사마리탄 병원 암 서비스 센터(637 Lucas Ave, LA)에서 정기모임을 이어오고 있는 한인 유방암 환자 서포트 그룹 ‘샤인’(회장 캐서린 김)에서는 유방암의 달을 맞은 이달 모임에서 20여년 경력의 앨레인 박(Alane Park) 산부인과 전문의를 초빙해 폐경기 증상 중 하나이자 유방암 환자에게도 찾아올 수 있는 질 건조증 치료법에 대해 소개했다. USC의대 출신의 박 전문의는 지난 2008년 디스커버리 헬스 채널에 난산을 소재로 한 ‘딜리버 미’(Deliver Me)에도 출현한 바 있다. 이달 모임은 박 산부인과 전문의의 일정때문에 수요일이었던 지난 10일 굿사마리탄 병원 암 서비스 센터 6층에서 열렸다.

#유방암은 조기 발견이 중요

박 산부인과 전문의는 “8명 중 1명은 유방암에 걸린다. 미국에서는 그만큼 흔한 암이다. 산부인과 의사로서 환자들을 강조하고 싶은 것은 조기 진단을 위해 일찍 매모그램 검사를 시작하며, 매년 검사해야 한다는 점이다. 일찍 발견하면 화학요법이나 방사선 치료 과정 중에는 힘들지만 대부분의 환자들의 예후가 좋아 대개 정상의 삶으로 돌아갈 수 있다. 또한 대부분 환자들이 가족 중에 유방암이 없는데 왜 걸렸나하고 의문을 가진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가족력이 없어도 나이가 들면서 걸릴 위험이 높아지는 것이 바로 유방암”이라 설명했다.


‘샤인’의 캐서린 김 회장도 “많은 유방암 한인 여성 환자들이 가족력이 없으면 유방암과 무관하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가족력이 없다고 안심하고 조기검진을 미루면 안 된다”고 덧붙였다.

#유방암 환자에게 질 건조증이 왜 생기나

질 건조증은 폐경기를 맞는 여성이 흔히 겪는 문제다. 여성호르몬 에스트로겐은 여성의 전신에 작용하는데, 에스트로겐 감소로 질 건조증이 생기고, 부부관계에 있어서 성교통이 심하게 나타난다.

유방암 환자는 방사선 치료나 화학요법 등 항암치료를 받게 되면 에스트로겐을 분비하는 난소의 기능이 상실돼 폐경 나이가 아닌 이른 나이에도 폐경 증상을 겪는 경우가 생긴다. 보통 폐경이 50세 전후에 이뤄진다. 유방암 진단을 이른 나이에 받았다면 폐경 평균 나이보다 이른 40대에 폐경 증상을 겪는데, 항암치료가 끝나고 나면 다시 생리를 시작하게 된다.

에스트로겐 분비가 감소되면 방광도 약해지며 요로감염증이나 요실금, 질 건조증 등 문제들이 생긴다. 여성의 질은 폐경을 겪으면서 질 건조증이 심해지며 질 내벽 역시 얇아지게 된다.

또한 질 건조증은 삶의 질에도 영향을 끼친다. 질 건조증으로 앉기만 해도 화끈거리거나 혹은 간지럽고 따끔거리는 증상이 생기기도 한다. 청바지도 걸을 때 아파서 입을 수 없다고 토로하는 여성들도 있다.

#질 건조증의 해결책은


▦오버 더 카운터 젤 = CVS나 월그린 등에서 의사의 처방 없이 구입할 수 있으며 로션같은 제품이다. 대표적으로 리플렌스(Replens)가 있다. 여성호르몬제는 포함돼 있지 않고, 주사기를 이용해 질 안에 젤 로션을 넣어주면 윤활제 역할을 해준다. 그러나 수용성으로 폐경 전 질에서 자연적으로 분비되던 액에 비해 금방 없어지는 단점이 있고, 3일에 한번씩 사용해야 하는 점이 번거롭다.

리플렌스는 14.95달러선이며, 아마존에서 구입 가능한 윤활제 ‘Crème de la Femme’는 19.95달러 선.

▦여성호르몬 대체요법 = 에스트로겐 여성호르몬을 약으로 먹거나 패치, 크림 등으로 이용한다. 그러나 유방암 환자는 암전문의에게 여성호르몬 대체요법에 대해 조언을 받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여성호르몬에 반응하는 유방암 환자라면 아무래도 꺼려질 수 있는 해결책이기 때문이다. 유방암 종류에 따라 삶의 질 향상을 위해 단기간 사용할 수는 있지만 암전문의와 충분한 상담을 거쳐야 한다. 박 전문의는 “환자 개인마다 암 종류가 다르고, 암전문의의 소견도 환자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암전문의와 충분히 상담할 것을 권한다”고 조언했다.

▦모나리자 터치 시술 = 박 전문의는 “이탈리아에서는 이미 수년전부터 사용돼온 시술로, 비교적 최신 시술이다. 미국에서는 산부인과, 비뇨기과에서만 할 수 있는 시술이다. 한국에서도 잘 알려진 시술”이라 소개했다. 프락셀 CO2 레이저 시술로 레이저 프로브를 질 내로 삽입해 레이저 ‘펄스’를 적용하는 시술로 1년에 18주간 3회 시술을 받게 되며 그 이후는 매년 1회 시술을 받는다.

박 전문의는 “쉽게 생각하면 얼굴 레이저 시술 원리를 떠올리면 된다. 시술 도구를 질 내벽에 넣어 죽은 세포를 벗겨내고 새롭게 질벽이 치유되면 질 점막이 좀더 두꺼워지며, 촉촉해지고 탄력이 생기며, 혈액순환도 활성화되는 효과를 얻는다”고 설명했다.

질 건조증 증상을 완화시켜주며 부부관계 시 심한 성교통증을 감소하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박 전문의는 “화학요법을 받게 되면 질 내 세포가 좀더 얇아져 질 건조증이 심해지기도 한다. 비교적 최신 시술이라 임상규모가 큰 연구보고는 아직 없지만, 30명 정도 유방암 생존자가 받았던 결과 만족도가 높았다는 보고가 있다.”고 말했다. 또한 시술 자체가 요실금을 치료하는 시술은 아니지만, 질 건조증 증상이 회복되면서 요실금 증상도 완화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시술 자체는 닥터 오피스에서 진행되며, 마취가 필요하지 않고, 치료 시간도 5분 정도 걸린다. 보험은 적용되지 않으며, 3회 시술 비용은 약 3,000 달러 선이다.

<정이온 객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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