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가위질

2018-08-04 (토) 07:55:36 김영숙 (센터빌, V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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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 속에 모든 존재와 친구 하지만
때론 불필요한 사물과 인과 관계로
발목잡힌 멍에가 짐이 되어
아린 가슴 부여잡고 후회함은
짧은 시련이 긴 여운으로
가라앉았기 때문이리라

벌거숭이로 태어나
가위질로 첫 탯줄이 잘리고
세상과 인연 맺어
희비애락(喜悲哀樂) 누릴
‘권한’이라는 배를 탓으나
한쪽으로만 기울더이다
가끔은 홀로 걷는 오솔길도
단편소설 한편을 수렴한듯
풍성한 들녘을 품은 마음이나
그것 또한 짧은 시간 머무를뿐
또 다시 공허함에 쌓이는데도
그때마다 가위질을 안했더이다

세월 속에 굳어진 바이러스는
기진할 무렵에야 고개 내밀며
상대성에 목말라 애태우다가
때늦은 후회로
서투른 가위질을 하노라니
철이 들더이다.

<김영숙 (센터빌, V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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