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사랑의 변화

2018-05-26 (토) 손한익/ 공인장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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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스런 것을 가지고 싶은 마음은 어쩔 수 없다. 사랑이란 좋은 마음에 무엇이 가미되느냐에 따라 두 갈래로 갈라진다. 사랑에 겸손(Humbleness)이 합쳐지면 희생으로 변하여 성화되지만, 사랑에 교만(Pride, 좋게 말하면 자부심)이 합쳐지면 파국으로 가는 경우를 보게 된다.

사랑이 커지면 애착이 생기고, 애착은 집착으로 변한다. 그 다음은 소유 하고 싶어지고, 그런 후에는, 지배하려고 하는 사람마음의 변화 과정을 살펴 본다. 이는 부모 자식 관계 뿐 아니라, 남녀, 기업, 기관, 국가 지배구조에도 이러한 현상이 나타난다.

부자 삼대(Tree Generation) 안 간다는 말이 있듯이, 부자 부모, 잘난 부모들의 극성이 그 자녀를 부모가 원하는 대로 몰고 가려 하여, 그 부모 입장에서 보면 비뚤어지게 자라는 갈등관계가 발생한다.


남녀가 만나서 사랑이 커지면 애착을 하게 된다. 이때까지는 사랑이 잘 유지된다. 그게 심해지면 집착을 하게 되는데 여기서 슬며시 소유욕이 생기게 된다. 이것을 사랑의 완성으로 보면 문제가 없으련만, 소유가 된 후에는 마음이 또 달라져, 지배 하려고 한다. 지배란 상대방이 원하는 것보다, 자신이 원하는 것으로 상대를 몰고 가는 것이다. 최근 붉어진 Me Too Movement나 데이트 폭력, 가정 내 폭력과 같은 일들이 이것을 반영 한다.

기업 내에서도 보면 그 회사를 누구보다 사랑하는 사람은 오너다. 그의 지분이 점점 많아지면 회사 경영에 애착이 생기고, 자신이 최고라는 생각이 더 해지면 회사에 집착하게 된다. 서서히 기업 소유 지분을 늘리게 되고, 그 후에는 지배 구조를 확고히 하여 그의 의도대로 직원과 회사 운영을 마음대로 몰고 간 결과로 대기업 총수 일가의 비리가 드러나게 된다.

비영리 기관도 마찬가지 현상이 동일한 과정으로 나타날 수 있다. 처음에는 봉사라는 좋은 마음으로 시작하다가 자신의 기여도와 공적이 큰 것을 본 순간부터 조직에 누구보다 애착을 보인다. 그 후 자리에 집착 하게 된다.

국가들 중에, 특히 권력과 재산을 공유해야 하는 공산국가들 경우에 리더십을 놓지 않고 지배 구조를 권력자의 소유물로 국가 전체를 몰고 가는 나라들을 본다. 그 종말은 파국이었음을 보고도, 어쩔 수 없는 것은 무엇 때문일까? 바로 교만이다. 교만은 자신도 모르게, 스스로가 크다고 착각하게 한다.

<손한익/ 공인장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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