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단상] 동변상련

2025-03-13 (목) 07:47:45 김길홍/해외기독문학협회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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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생을 살다보면 특별한 인연이 있는 친구가 있다. 나에게도 그런 친구가 하나 있다. 바로 한성수 목사다. 지금은 한국의 지리산에서 도를 닦고 있다. 한때 나와 같은 동네인 롱아일랜드에서 그는 감리교, 나는 장로교에서 각각 제일 큰 교회를 목회하던 친구다.

뉴욕 최초 한인교회인 맨하탄 뉴욕한인교회에서도 그는 근무 한 적이 있다. 이 친구는 나와 비슷한 점이 많다. 첫째로 아카데믹하다. 서울 공대를 나오고 예일대에서 공부를 했다. 뉴욕 세미나리에서 프린스톤을 다닌 나와 비슷하다.

한번은 바둑을 두다가 재미있는 과거 이야기를 하는데 그가 고등학교 1학년때 한번은 3학년 교실에 불려 갔단다. 인사를 안해 불려온 것이다. 갑자기 바켓츠를 씌우고 여러명에게 린치를 당할려던 그때 제일 뒤에서 큰 목소리로 “얘들아 그놈 가만 두어라! 그놈은 우리 학교의 씨다” 바로 그 학교 럭비 주장이었다.


그후 공고엔 운동장이 없어 옆에 있는 여고에 가서 연습을 했는데 끝나고 돌아오는 길에 여고생들이 야지를 하니 주장이 갑자기 “제자리에 서!” “츄리닝 내려!” 20여명이 내리니 망연자실 할 수 밖에⋯.

그러니 부산에서 난리가 났다. 도 장학회에서 정학처분 당해 쉬다가 육군 사관학교에 들어갔다. 이렇게 인간사는 움직인다. 소식이 끊긴 그가 별을 몇개나 달았는지 궁금하단다.

이런 이야기를 하며 바둑을 두었다. 그 친구가 그립다, 동변상련의 친구 이제 8학년이 되었으니 소리 없이 갈수도 있겠지? 40대 팔팔하던 친구가 아닌가 ?

<김길홍/해외기독문학협회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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