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총 가진자 총으로 망한다

2018-05-25 (금) 08:07:03 문성길 의사 전 워싱턴 서울대동창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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꽤 오래된 일이 생각난다. 30년전 이야기이다. 지금은 전국적으로 유명한 심장수술 병원중의 하나가 된 버지니아 페어팩스 이노바 병원 이야기이다.

리치몬드에 있는 주정부산하의 병원시설에 관한 면허국의 관리들, 정확히 말해 그 책임자가 당치도 않은, 이유 같지도 않은 이유로 심장수술 전 반드시 필요한 검사를 하기위한 Cath Lab(가느다란 플래스틱 관을 혈관에 삽입, 조형물을 주입, 심장혈관의 막힘 정도와 몇 개의 혈관의 이상 유무상태를 판별하는 시술-간단한 것 같으나 위험한 시술하는 곳) 설치를 위해 신청한 면허발급을 번번이 퇴짜 놓았다. 그 내막을 여기서 다 밝힐 수는 없으나, 결국엔 면허가 나와 눈부신 발전으로 오늘의 그 유명한 심장수술 전문병원으로 전국적으로 손꼽히는 병원이 된 것이다.

어떻게 면허가 나오게 되었을까. 다름 아니라 그 면허 책임자가 심장마비의 가벼운 증세가 있어 이 병원에 오지 않으면 아니 되었고 왜 이런 시설이 필요한 지 자신의 경험으로 알게 되어 긴급으로 면허를 발급해 주었던 것이다. 물론 그 면허 발급책임자는 그 후 심장수술을 무사히 받았음은 물론 병원 옹호론자가 되었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이런 이야기를 하는 것은 얼마 전 텍사스 한 고등학교에서 또 총기사고가 발생해 9명의 학생과 한명의 교사가 사망했다는데도 대통령이란 사람은 “아, 이런 총기사고는 오래전서부터 있어 왔다”라며 대단한 처방이 고작 조기(弔旗) 게양 하라는 지시였다.
이럴 때 나의 물음은 간단하다. “뭣이라고! 겨우 고작 반응이 이 정도냐! 당신이나 가족의 누군가가 총격 받고 사망을 해도 총기소지를 수정헌법 2조를 들먹이며 합리화할 거냐?”

얼마 전 퇴임한 연방 대법관의 의견대로 이제는 시대가 많이 변해 수정헌법 2조가 필요치 않은 사회가 되었으니 당연히 폐기할 때가 되었다는데 전적으로 동의하는 바다.
기성세대들은 이리 재고 저리 재며 너무도 생각하는 것이 많고 이해타산이 얽히어 총기규제 같은 절실한 문제를 위한 전국적 국민운동에 부적합함으로 이제는 젊은 학생들이 들고 일어나야만 할 때다. 지난번 잠깐 학생시위가 있었으나 지속적, 대규모 운동이 필요하다. 기성세대들은 모금운동으로 이들의 활동을 적극적으로 뒷받침해주어야 할 것이다. 총기규제에 소극적이거나 반대하는 인물들의 의회 진출을 절대로 못하게 해야 한다.

사실 어느 의미에선 총기 소지가 마약 소지보다 훨씬 위험하다. 마약 소지야 자기신세 망치는 것이지만 총기소지는 자살보다는 타살, 대량살상의 위험성이 더 크다. 따라서 마약사범(딜러)들처럼 총기생산, 중개인, 판매인들을 엄벌로 다스려야 할 것이다. 단속하는 데는 마약단속보다도 총기단속이 오히려 마음먹기만 하면 훨씬 쉬울 것이다.
젊은이들을 총기로부터 보호하고 미국을 총기로부터 보호하자.

<문성길 의사 전 워싱턴 서울대동창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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