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극작가 데이빗 헨리 황 주인공, 동서양 만나는 정치적 판타지
▶ ■공연리뷰 뮤지컬‘소프트 파워’
아시안 뮤지컬 공연 ‘소프트파워’의 콘래드 리카모라(왼쪽부터), 오스틴 구, 프랜시스 주, 지나 퀸토스, 빌리 버스타만테, 레이먼드 J. 리가 무대에서 연기하고 있다.
아시안 아티스트들이 함께 만든 창작 뮤지컬 ‘소프트 파워’(Soft Power)가 지난 16일 LA에서 드디어 베일을 벗었다.
LA타임스는 “대담하고 과도하게 정교하며 독특한 장관이 재미를 주는 대작”이라고 평했고, 엔터테인먼트 전문지 할리웃 리포터는 “동서양의 만남이 이끌어내는 정치적 판타지”로, 플레이빌(Playbill)는 “장르를 뒤흔드는 뮤지컬이 있는 연극”이라고 묘사했다. 또, 엔터테인먼트(EW.COM)는 “상상을 통해 진실을 포획하는 가슴 아프지만 아메리칸 드림이 있는 형식-파괴적 뮤지컬”이라고 평했다.
2명의 토니상 수상자, 극작가 데이빗 헨리 황과 지니 테소리 음악감독이 만든 창작 뮤지컬 ‘소프트 파워’의 제목은 우리 말로 번역하자면 ‘연성권력’이다. 하버드대 조지프 나이 교수가 고안한 개념으로 문화, 정치적 가치, 외교정책 범주에서 발휘하는 매력이다. 강제나 강압을 통한 ‘하드파워’와 반대 개념인데 이 뮤지컬의 제목은 2007년 공산당대회 연설에서 중국 후진타오가 변화한 중국 경제력에 걸 맞는 ‘소프트 파워’의 필요성을 언급한데서 따왔다.
2016 미국 대선을 시대적 배경으로 한 뮤지컬 ‘소프트 파워’는 뮤지컬 속 액자 연극이 또 하나의 축이다.
브로드웨이 아시안 배우들의 대부로 불리는 토니상 수상 극작가 데이빗 헨리 황은 자신을 DHH(프랜시스 주 분)라고 칭하며 뮤지컬의 주인공으로 등장한다. 또 다른 주인공은 상하이판 ‘섹스 앤 더 시티’를 만들고 싶어하는 중국인 제작자 싱(콘래드 리카모라 분)이다. DHH는 로저스 앤 해머스타인 클래식의 애매모호함을 주장하고 오리엔탈주의자들의 열정을 혐오하면서도 그 예술성에 빠져있는 TV대본 작업을 하면서 확고한 주관으로 시종일관 현실 사회에서 검열은 당연하다며 밀어부치는 제작자 싱으로 인해 중국 작가와 다름 없다는 비애감에 빠진다.
아이러니는 미국 대통령 선거가 끝나면서 DHH는 싱이 갖고 있는 민주주의에 대한 함묵적 생각에 동조하게 되고 브루클린 거리에서 칼에 맞아 쓰러진다(이 사건은 데이빗 헨리 황의 실제 경험이 반영된 장면이다).
반면에 제작자 싱은 캘리포니아에 입성하면서 혼란에 빠진다. 자본주의를 경험하는 싱은 맥도널드를 맛있는 음식으로 여기는 시골뜨기처럼 변해간다. 게다가 빅맥 위에서 노골적인 엉덩이춤 트워크를 추며 노래하는 힐러리 클린턴(루이스 분)의 등장은 뮤지컬에 활기를 주긴 하지만 무언가 지나친 느낌이다.
‘소프트 파워’는 뮤지컬 ‘왕과 나’(The King and I), ‘마지막 황제’(The Last Emperor), ‘티벳에서의 7년’(Seven Years in Tibet)에 이어 ‘아시안 뮤지컬 대작’의 기대감으로 오는 6월9일까지 LA뮤직센터 내 아만손 디어터에서 공연을 이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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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은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