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욕·뉴저지 한인 개신교계, 아날로그 바람
▶ 스마트폰 앱·스크린 대신 종이 책 읽고 기도·묵상
뉴욕․뉴저지 한인 개신교계가 ‘탈 디지털화’로 차츰 전환하면서 아날로그 바람이 솔솔 불고 있다.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애플리케이션으로 성경과 찬송을 보며 교회에서 예배하는 교인들이 새로운 트렌드로 급부상했던 상황.
하지만 이제는 교회마다 ‘성경과 찬송을 손에 들고 다니자’며 아날로그 시대로 돌아갈 것을 주문하고 있다. 이들 교회에서는 강단 앞쪽 벽면에 예배 때마다 띄우던 대형 스크린화면 작동까지 중단했다.
실제로 뉴저지초대교회(담임목사 박형은)는 2월12일부터 월~금요일마다 열리는 새벽예배에서 성경본문과 찬송을 대형화면에 띄우지 않기로 했다. 대신 교인들에게는 성경과 찬송 지참을 당부했다.
뉴저지의 버겐카운티장로교회(담임목사 김영덕)는 이미 지난해 초부터 예배시간에 성경․찬송을 직접 가져오길 교인들에게 권장해오고 있는 대표적인 곳이다.
김영덕 담임목사는 “성경과 찬송가를 챙겨 교회에 오면 예배를 준비하는 마음이 더 생긴다고 본다. 스마트폰에는 여러 다른 기능도 많아서 예배에 집중하려면 성경과 찬송가를 직접 찾아보는 것이 낫다”며 이러한 결정을 하게 된 배경을 밝혔다. 지금까지 성공적으로 이 운동을 이어오고 있다는 교회는 예배 전 박수 치며 부르는 복음성가 찬양 시간에만 제한적으로 대형화면을 사용하고 있다.
그런가하면 뉴욕IN2온누리교회(담당목사 심상현)와 뉴저지온누리교회(담당목사 마크 최)는 ‘성경을 가까이, 하나님을 가까이’란 주제로 ‘2018년 성경 캠페인’을 전개 중이다. 영어권 성도들을 위해서도 ‘B.Y.O.B(Bring Your Own Bible)’란 캠페인 명으로 동시 진행하고 있다.
뉴욕IN2온누리교회의 심상현 담당목사는 “이 캠페인은 주일예배에 성경을 가지고 오도록 하는 동시에 주중에는 말씀 생활을 강조하기 위함”이라며 “주일예배조차 성경을 가져오지 않으면 주중에는 거의 스스로 성경을 펴서 읽고 묵상할 기회가 없는 현실 때문”이라고 취지를 설명했다.
이 캠페인은 모교회인 서울 온누리교회가 시작해 뉴욕과 뉴저지온누리교회도 동참하고 있는 것으로 이를 위해 교회는 지난해 11월부터 3개월간 미리 교인들에게 공지하며 준비 기간까지 거쳤다.
“올해부터는 설교 시간에 자막도 띄우지 않고 있다”는 심 목사는 “첫 두 달간은 모두가 본문과 참고 구절을 찾을 때까지 설교자들이 기다려줬는데 준비 기간까지 포함해 약 5개월이 지난 지금은 많은 성도들이 성경을 가지고 교회에 출석하고 있고 성도들간에 성경을 선물하는 일도 늘어나고 있다”며 긍정적인 변화를 이끌고 있는 캠페인의 성과를 소개했다.
이어 “성경을 가까이 함으로써 하나님을 더욱 가까이 하게 되고 손때 묻은 성경을 펴서 읽고 연구하고 묵상하는 기독교 신앙 유산을 대대로 이어가길 원한다”는 바람도 밝혔다.
뉴욕과 뉴저지에 매장을 두고 있는 기독서점인 할렐루야 백화점도 “예전에는 성경․찬송가 구입자들이 노년층에 집중됐었지만 중․장년층 부모들의 권유로 최근에는 디지털 기기 활용에 능숙한 청소년과 젊은이들의 구매가 서서히 늘고 있는 것이 감지된다”며 이 같은 트렌드 변화를 반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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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