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UCLA·게티센터도 위협…벤추라 주민 40% 3만8천명·교민 상당수 긴급 대피
▶ 약탈 우려해 야간통행금지령, 주민들 “모든 것이 사라졌다”…LA 시장 “도시의 복원력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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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캘리포니아 주에서 일어난 초대형 산불이 발화 사흘째인 6일 걷잡을 수 없이 확산하고 있다.
로스앤젤레스(LA) 북서쪽 벤추라에서 발화한 '토마스 파이어'가 가장 큰 규모로 번진 상태에서 건조한 강풍 탓에 소규모 산불도 여러 곳에서 발화했다.
이날 오전까지 불에 탄 면적은 8만3천 에이커(약 335㎢)다.
미 일간 USA투데이는 벤추라에서 대피한 3만8천여 명과 실마에서 대피령이 내려진 11만 명을 포함해 이번 산불로 영향을 받는 주민이 무려 20만 명에 달할 것으로 추산했다.◇ 연예인들 거주 LA 서부 부촌에서도 산불 발화
미국의 대표적인 부촌 중 하나인 LA 서부 벨에어와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대학(UCLA) 캠퍼스 근처에도 새로운 산불이 일어나 주민들을 위협하고 있다.
CNN 등 미 방송과 소방당국에 따르면 이날 오전 해안을 따라 LA를 관통하는 405번 주간(州間) 고속도로 주변에서 '스커볼 파이어'로 명명된 산불이 발생해 50에이커(6만 평) 정도를 태웠다.
이 산불은 벨에어, UCLA 캠퍼스와 예술작품을 다수 소장하고 있는 게티센터 박물관 컴플렉스에 가까운 지역을 위협하고 있어 소방당국을 긴장시키고 있다.
UCLA 대학 측은 "캠퍼스가 폐쇄된 상태는 아니지만 안전을 보장할 수 있을 경우에만 등교하라"고 교직원과 학생들에게 권고했다.
벨어어 지역도 가옥 여러 채가 불에 탔다.
미 서부에서 가장 혼잡한 고속도로 중 하나인 405번 프리웨이에는 산불로 날아든 잿더미가 흩날리고 있다. 이 고속도로 북쪽 방향 일부 구간이 폐쇄됐다.
벨에어는 1961년에도 대형 화재로 가옥 500여 채가 전소한 적이 있는 곳이라고 로스앤젤레스타임스(LAT)는 전했다. 호화저택이 많아 할리우드 연예인들이 다수 거주하는 부촌이다.
LA 북서부 발렌시아의 대형 놀이공원인 식스플래그 매직마운틴 인근에서도 '라이 파이어'로 명명된 산불이 발화했으며, 진화율은 5%에 불과하다.
LA 북쪽 샌버너디노 카운티에서도 원인을 알 수 없는 작은 산불 2개가 발생했다.
현재 LA 주변 지역에는 5만 에이커(약 200㎢)를 태운 벤추라 산불을 비롯해 LA 북부 실마 지역의 '크릭 파이어' 등 대형 산불 2개와 그 밖의 지역에서 발생한 소규모 산불 4개가 동시다발로 발화한 상태다.
벤추라 지역은 인구 10만여 명 중 거의 40%에 가까운 3만8천여 명이 대피했다.
60가구로 구성된 아파트가 통째로 무너져 내렸으며, 가옥 1천여 채가 소실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벤추라에는 밤 10시부터 새벽 5시까지 야간 통행금지령이 내려졌다. 화재 지역에서 약탈 등 범죄를 막기 위한 조치다.
벤추라와 인근 샌타바버라 카운티에는 20만 가구 이상이 정전됐다.◇ 한인들 많이 사는 라크레센타·발렌시아도 간접 영향권
크릭 파이어로 위협을 받고 있는 실마와 샌퍼디낸드 지역에서 대피령이 내려진 주민 수는 11만 명에 달한다. 실마에는 4만3천 가구가 정전된 것으로 알려졌다.
실마 인근 210번 고속도로로 불길이 번져 도로가 폐쇄됐고 인근 주택 수십 채가 전소했다. 관내 학교 수십 곳에는 휴교령이 내려졌다.
리틀 투헝가 캐년로드 목장에서 말 30마리가 불에 탄 사체로 발견됐다.
이번 산불로 인한 정확한 인명피해는 알려지지 않고 있다.
산불 때문에 LA 북서부 지역이 시커먼 연기에 뒤덮인 상태로, 당국은 주민들에게 실외활동을 자제할 것을 권고했다.
한인들이 많이 거주하는 LA 북부 라크레센타와 발렌시아 지역도 산불의 간접 영향권에 들어 주민들이 만일의 상황에 대비하고 있다.
LA 한인단체 관계자는 "한인들 사이에서 안부를 묻는 전화가 빗발치고 있다. 친지가 사는 안전한 지역으로 대피한 한인들이 많이 있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