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부랴부랴 몸만 대피한 그곳은‘불지옥’이었다

2017-12-06 (수) 12:00:00 벤추라-손혜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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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만7,000여 주민들, 겨우 탈출 망연자실

▶ 시청·병원도 화염, 101 Fwy 차량 북새통

부랴부랴 몸만 대피한 그곳은‘불지옥’이었다

지난 5일 샌타애나 강풍으로 급속도로 확산된 벤추라 토마스 산불로 한 호화저택이 거대한 불길에 휩싸인 채 타고 있다.[LA타임스]

부랴부랴 몸만 대피한 그곳은‘불지옥’이었다

순식간에 불길이 번져 아무것도 챙기지 못한 채 몸만 빠져 나온 벤추라의 한 일가족이 불에 타고 있는 주택을 망연자실한 표정으로 지켜보고 있다.[LA타임스]


지난 4일 벤추라 카운티 샌타 폴라에서 발화된 산불이 밤새 밤새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되면서 한인 소유 주택과 시설물 등이 소실되는 등 심각한 피해가 발생한 가운데 긴급대피에 나선 이 지역 한인 주민들이 산불피해 우려에 전전긍긍하고 있다.

이번 ‘토마스 산불’이 시속 70마일에 달하는 샌타애나 강풍을 타고 순식간에 대형 산불로 번지면서 산불의 영향권에 든 벤추라 다운타운 빌딩과 아파트, 주택 등 약 150여채가 전소되고 2만7,000여명의 주민들이 긴급 대피한 상황이다.

이들은 지난 4일 저녁 카운티 셰리프국과 소방 당국의 긴급대피 명령으로 급히 몸만 빠져나와 대피소와 이웃집 등에서 하룻밤을 보냈으나 5일에도 산불이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되면서 집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현지 한인들에 따르면 화재는 강풍을 타고 벤추라 시티 주택가 쪽으로 번졌으며, 벤추라 델마 병원과 시청 등이 화염에 휩싸이는 등 5일 오후 현재 산불 지역으로의 접근이 쉽지 않아 대피한 한인들이 피해 여부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

이번 산불은 현장에서 10마일 이상 떨어진 샌타모니카 북부 지역 등에서부터 산불로 인해 발생한 연기가 구름처럼 하늘로 솟는 것이 한눈에 보였고, 현장에 접근할수록 매캐한 연기와 재가 날리는 데다 70마일에 달하는 강풍으로 인해 숨쉬기조차 힘든 상황 때문에 주민들이 고통을 받고 있다.

15년째 벤추라 지역에서 거주하고 있는 한인 이태성씨 부부는 “4일 집에서 저녁을 먹고 있는데 샌타 폴라쪽에서 불기둥이 치솟는 것을 목격하고 심상치 않다는 것을 직감했다”며 “아직 한인들이 피해를 입었다는 소식은 전해지고 있지 않지만 빨리 산불이 진화되기만 기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벤추라-손혜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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