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입학 지원 대학 선정

2017-10-27 (금) 08:09:02 문일룡 변호사 페어팩스 카운티 교육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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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주 전 일요일 저녁에 버지니아주 페어팩스 카운티의 한 쇼핑몰에서 “칼리지 페어”가 열렸다. 매년 같은 장소에서 10월 중순 경에 열리는 이 행사에는 250개 이상의 대학교가 참가했다. 각 대학교의 입학사정관들이나 졸업한 동문들이 부스를 차려 놓고 해당 대학을 소개하고 입학 정보를 제공한다. 미국 전체 대학 수가 비영리 대학만해도 거의 4천 개가 되니 참여 대학 수 250이 별로 많아 보이지 않을 수 있다. 그러나 실제로 이 페어에 가서 보면 평소에 잘 모르거나 전혀 들어 보지 못한 대학들도 많다.

나도 이 행사에 종종 들렀는데, 일요일 저녁 샤핑객이 전혀 없는 몰의 아래, 위 층 복도들의 모든 공간을 수천명의 학생들과 부모들이 가득 메운 것을 볼 수 있다. 그 가운데에는 내년이면 대학 입학 원서를 준비해야 하는 11학년 학생들도 있지만 저학년 고등학생들과 중학생, 초등학생들도 제법 본다. 자녀들에게 일찍부터 대학 입학을 위한 마음의 준비를 시키기 위해 부모들이 데리고 나온 모습이다.

이 페어에 가 보면 인기 있는 학교들이 쉽게 눈에 들어온다. 그런 대학교 부스에는 대학교에서 나온 관계자들도 더 많고 앞에 늘어선 학생들과 부모들의 줄도 길다. 그 가운데에는 버지니아주에 위치한 주립대학들과 타주에 위치 있지만 제법 규모가 큰 대학교들이 대부분이다. 그리고 줄이 긴 것을 보면 뭔가 꼭 얻어 가야 할 중요한 정보가 있을 것 같다는 생각에 그냥 지나치지 못하기도 한다.


나는 이렇게 긴 줄에 서 있는 학생들이나 부모들에게 종종 대화를 시도한다. 내가 그들에게 궁금한 것은 왜 그 학교에 관심이 있느냐는 것이다. 해당 대학의 어느 부분이 다른 대학에 비해 본인에게 더 적절한지 말 해 줄 수 있겠느냐는 물음에 제법 설득력 있는 설명을 듣기도 하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도 상당히 많다. 하기야 모든 것을 제대로 설명할 수 있다면 그렇게 긴 줄에 서 있을 필요가 없을 것이라는 생각도 든다.

이렇게 줄이 길게 늘어선 대학교들도 있지만 한편으로는 정반대인 경우도 본다. 아무도 관심을 두지 않아 한가해 보이는 부스들도 제법 된다. 그 가운데에는 사실 명성 있는 대학교들도 있다. 그러나 이름조차 생소한 대학교들도 많다. 올해에는 그런 부스 담당자들과 대화를 좀 나누고 싶었다. 먼저 이해를 구하고 처음부터 도전적인 질문들을 던졌다.

왜 이렇게 찾아오는 학생들이 없느냐, 옆 테이블 대학교와 비교해 왜 굳이 당신의 대학교에 지원해야 하느냐 등의 질문들을 했다. 타주에 위치한 대학교일 경우, 왜 더 비싼 학비를 내고 타주에서 공부해야 하느냐는 단골 질문도 포함했다. 당황스러울 수도 있는 이러한 질문들에 대한 대답을 듣다 보면 해당 대학교의 장단점에 대해 큰 윤곽을 그릴 수 있다.

그런데 올해에 이렇게 한가해 보이는 부스의 담당자들과 대화를 나누면서 중요한 것을 깨달았다. 모든 학생들이 최고로 우수한 대학에 갈 수 있는 것도 아닐 뿐 아니라, 그 중에는 4년제 대신 2년제 대학에 진학하거나 직업기술 취득을 더 선호하는 학생들도 적잖이 있다는 것이다. 페어팩스 카운티 주민들의 교육 수준은 높다. 25세 이상의 성인들 중 거의 3분의2가 4년제 대학 졸업 이상의 학력을 소지하고 있다. 반면에 3분의1은 그렇지 않다. 우리 학생들 가운데에도 4년제 대학이 적절하지 않거나 그것을 원하지 않는 학생들도 제법 있을 수 있다. 모든 학생들을 한 방향으로 몰거나 한 잣대로 재서는 안 될 것이다.

이번에 대화를 나누면서 알게 된 대학들 가운데에는 학생들에게 일하면서 학교를 다닐 수 있는 프로그램을 제공하거나 현장실습 교육에 중점을 두는 학교들도 있었다. 학비도 무료일 뿐 아니라 현장에서 일하면서 적잖은 임금을 받고 2년제나 4년제 대학 학위를 받는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학교도 있었다. 지원할 대학을 선정할 때 이러한 학교들을 고려해 볼 만한 학생들도 있으리라 여겨진다. 그러한 학생들은 학교의 카운셀러나 진로상담 전문가로부터 해당 정보를 알아보기를 권한다.

<문일룡 변호사 페어팩스 카운티 교육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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