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내가 하고픈 여행

2017-10-23 (월) 08:05:21 이진 페어팩스, V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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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은 역시 즐거운 것이다. 미국에서 수십 년 동안 바쁜 하루하루의 생활에 적응하고 있는데, 몇 해가 지난 어느 날, 미국에 살면서 여행을 가본 주(state)와 국가를 적어 보라는 여론조사를 받아본 적이 있다.

그때 나는 여행할 기회를 갖지 못해 여론조사에 응하는 것을 거절하고 보니, 좀 창피하고 부끄러운 생각이 들었다.

그때 아시아인은 돈 벌 생각만 하지 인생을 즐길 줄 모르는 사람으로 여긴 걸로 느꼈다. 더욱이 주위의 많은 주민들이 너희들은 휴가도 없이 돈만 벌기 위해 일만 하느냐고 빈정대는 질문을 받을 때는 몹시 화가 나기도 했다.


그래서 몇 년 전 미국에서 처음으로 타주에 가는 여행을 했는데, 여행자 중에 치매에 걸린 사람과 같이 지내면서 겪었던 웃지 못 할 어려움도 있었다.
그 뒤 나는 역시 여행도 건강할 때가 여러 가지 지혜와 체험을 얻게 되어 살아 있는 가르침이 되고, 생의 활력소가 되어 정신이 밝고 맑아진다는 것을 알았다.

더욱이 시골길 같은 국도를 따라 자연과 벗 삼아 여행해 보면 기쁨과 즐거움이 꽉 차고, 좋은 추억거리로 남게 된다.

손꼽아 기다리던 소풍이나 수학여행을 기다리는 동심의 세계가 다시 나에게 돌아오는 것 같다.

문득 “시간은 금과 같고, 여행은 주름살을 쫘악 펴주며 젊게 해준다” 라는 소탈한 시 한편이 생각난다. 나도 자주 여행을 하여 이렇게 되어 가고 싶다.

마음의 준비만 되면 긴 여행이건 짧은 여행이건 직접 운전하거나, 비행기로, 기차로, 배로, 버스로 여러 주를 돌아 볼 적마다 감탄사가 저절로 나온다.
가는 곳마다 한 폭의 그림을 보고 그린 것 같다. 더욱 더 많은 그림을 그려보고 싶다.
여행은 계절에 관계없이 항상 즐겁다. 일에 시달리지 말고 여행을 해보자. 기계에 기름을 치면 잘 돌아 가듯이 여행은 인생에 활력소가 된다.

금년에 다시 ‘크로스 컨트리’ 횡단여행을 해낼 수 있을까 하는 기대와 포부를 갖고, 감격에 찬 기쁨과 환희의 옛 시절을 회상하고, 환상에 잠기는 귀중한 시간의 연속이다.
이번 여행으로 주름살을 쫘악 펴주고 젊어지고 싶어진다. 역시 여행은 즐겁고 아름다운 것이다.

<이진 페어팩스, V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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