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오늘 하루 이 창 열지 않음닫기

아마존 누가 키웠나?

2017-10-15 (일) 박지영 기자
크게 작게

▶ 납세자들이 낸 12억달러가 ‘밑천’

▶ 지방정부 경쟁유도 세금혜택 등 특혜받아내

미국 납세자들이 낸 12억4,000만달러의 각종 세금이 세계최대 물류유통회사 아마존을 키웠고 결국에는 미국의 소매업계를 공황상태로 몰아넣고 있다고 워싱턴 비즈니스 저널이 보도했다.

11일자 보도에 따르면 850억 달러의 가치를 지닌 아마존 사의 성장에는 각 주가 제공한 보조금과 인센티브가 결정적으로 작용했다. 특히 오레곤 주의 경우 총 2억1,310만 달러를 제공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수치에는 각 지방정부가 독립적으로 제공한 세금감면 혜택, 토지 약정 및 단계적 주판매세 감면으로 인한 실질적 이익액은 포함되지 않은 것이다.

각 지역정부의 경쟁적 지원을 유도하고 극대화하는 것은 아마존 전략의 핵심이다. 아마존은 자사가 지방정부에 입주할 경우 창출되는 일자리와 새로운 성장 원동력을 구체적으로 제시해 각 주와 지방정부들간의 치열한 유치 경쟁을 유도하는 것이라고 신문은 지적했다.
이런 방식으로 아마존사는 오하이오 주에서 1억2,700만달러, ‘러스트 벨트’로 불리는 펜실베니아, 미시간, 켄터키, 일리노이 주와 카운티에서 수억달러의 재정보조를 받아냈다.


이를 바탕으로 아마존은 소매업계를 독식해 독점체제를 공고히 하고 있다. 아마존의 10년 누적 수익률은 2,030%로 코스트코와 월마트를 크게 상회했다. 이는 편안한 쇼핑환경 제공과 우월한 배송 시스템 구축, 다양하고 저렴한 제품과 탁월한 경영 때문이지만 납세자들이 낸 혈세도 크게 작용한 것이다.

미국에 산재한 아마존사의 물류창고와 데이터 센터는 총 257개소로 총 면적은 1억4,060만 스퀘어피트다. 전세계 직원 숫자는 총 38만2,000여명이고 보유한 현금은 260억 달러에 달한다. 창업자인 제프 베조 CEO의 재산은 835억달러로 세계 5대 거부로 등재된 바 있다.

이런 가운데 버지니아 페어팩스와 라우든 카운티가 공동으로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기업인 아마존 제2사옥(HQ2) 유치전에 가세했다. 페어팩스·라우든카운티 경계선에 위치한 워싱턴 덜레스 국제공항 인근의 헌돈 지역으로 락 힐 로드(Rock Hill Rd) 선상 26에어커 상당의 부지와 17만3,000 평방피트의 건물 등 3,000만달러 가량을 사실상 무상지원하는 방법의 ‘구애전략’은 버지니아 주민의 혈세를 통한 아마존 배불리기가 아니냐는 지적을 부르고 있다.

<박지영 기자>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