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놀라운 글자체계, 한글

2017-10-10 (화) 08:19:53 권경모 기독교문헌 연구가, M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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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은 참으로 놀라운 글자체계다. 써보면 써볼 수록 더욱 놀라움을 느낀다. 자음14자를 윗줄에 가로 늘여 놓고 모음 10자를 한편에 세로 늘여놓은 뒤 자음과 모음을 맞추어나가면 140[본래는 180]소리를 적을 수 있으며 거기에 14 받침을 더하면 2016 소리를 적을 수 있다.

쌍 기억[ㄲ]등 겹자음을 더하고, ‘ㄱㄴ’ ‘ㄳ’등 섞인 겹자음을 더하고, 겹모음 등을 더하면 수만가지 소리를 쉽게 만들어낼 수 있으니 참으로 놀라운 글자체계이다. 한글은 우리 말에 있는 소리보다 몇십배 많은 소리를 표현할 수 있는 글이다. 우리 나라에 없는 몇가지 발음만 보태면 전 인류가 내는 모든 소리를 적을 수 있는 글자 체계인 것이다.

예를 들면 F, L, R, V, Z, 유성음 Th, 무성음 Th등을 표시할 수 있으면 전 세계의 말을 다 표현할 수 있을 것 같다. 러시아와 스코틀랜드의 kh는 쌍 ‘ㅎ’으로 표시할 수 있을 것이다. 쌍 ‘ㅎ’은 한글을 만들 때에는 우리 말에 있던 발음이다.
헬라어의 ξ [ㅋ시]나 ψ [ㅍ시] 같은 경우에는 ‘ㄳ’이나 ‘ㅍㅅ’ 같은 섞인 쌍자음을 쓰면 될 것 같다.


필자처럼 외국어를 번역하거나 가르치는 일이 많은 사람들은 지금 있는 한글 표기법만으로는 만족한 결과를 얻을 수 없다. 국제 발음기호법이라는 것이 있기는 하지만 그것을 배우는 것 자체가 영어를 배우는 사람들에게는 큰 부담이 되며 가르치는 사람에게도 부담이 된다. 그것을 가르치느니 영어 발음 자체를 직접 외우게 하는 것이 빠르다.

우리 주변에는 한글학자나 한글에 조예가 깊은 분들이 많이 있을 것이다. 지혜를 모아서 좋은 방법을 만들어냈으면 좋겠다. 뜻이 있는 분이 조직을 만들어 주시면 참으로 도움이 될 것이다. 한글학자, 언어학자, 배우고싶은 분들, 컴퓨터 기능자들이 한데 모이면 좋은 결과가 나올 것이며 한국과 전세계가 공용할 수 있는 방법이 나올 것 같다.

나의 좁은 생각으로는 위에 말한 F, R, V, Z, Th등에 영어의 소유격을 표시하는 아포스트로휘 “ ‘ ”를 쓰면 글판[Key board]을 별로 바꾸지 않고도 될 것 같다. F 는 ㅍ’로, R은 ㄹ’로, V는 ㅂ’로, Z는 ㅈ’로, 유성음 Th는 ㄷ’로, 무성음 Th 는 ㅌ’로, L은 쌍 ㄹ 로 쓰면 될 것 같다.

훈민정음 해례에 보면 세종대왕께서도 한글을 만드실 때에 획을 더하심으로써 새 글자를 만드셨고 훈민정음언해에 보면 점을 더함으로써 글자를 늘리셨으므로 이렇게 하는 것이 세종대왕의 뜻에 어긋나는 것 같지 않다.

훈민정음언해에 보면 우리 나라에는 없는 중국어 발음 표기법이 나와 있다. 예를 들면 ㅈ, ㅊ,ㅉ, ㅅ, ㅆ 의 왼 쪽 획을 길게 뻗치면 중국어의 “치둣 소리에 쓰고” 오른 쪽 획을 길게 뻗치면 “정치하나니”라고 중국 발음법이 설명되어 있다. 그러므로 우리가 외국발음을 적는 법을 만든다 하여 세종대왕께 불경을 끼치는 것이 될 것 같지 않다.

우리 나라 사람들이 전세계에 나가 활동하고 있고 전 세계 사람들이 우리 나라에 관심을 쏟고 있는 이 때에 우리가 힘을 합하여 좋은 방법을 만들어낸다면 외국어를 배우는 한국사람들에게나 한국어를 배우는 외국 사람들에게 큰 도움이 되리라 생각한다.

<권경모 기독교문헌 연구가, M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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