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추석

2017-10-03 (화) 08:24:48 강이화 / 아가페노인복지관, V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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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마다 어김없이 찾아 오는 추석명절이 왔다.
공원에 나와 솔잎을 뽑고 있는데 지나가던 미국 아저씨와 아줌마가 말을 건넨다. 솔잎을 무엇에 쓸 것이냐고?...

10월 4일이 코리언 추수감사절인데 그 날 먹을 떡을 만드는데 이 솔잎이 필요하다고. 송편에 대한 설명을 해주었더니 오호 그러냐며 맛이 궁금하단다.
난, 이곳 미국에 와서 37년 사는 동안 거의 매년 솔잎을 뽑아 송편을 만들어 먹었다. 송편 속에 들어가는 것도 여러가지를 넣었다. 밤, 대추, 깨, 검정콩, 녹두 등 여러가지 다양하게 속을 채우고 송편을 빚었는데 난 대추, 검정콩, 녹두속을 제일 좋아한다.
해마다 내게 송편을 얻어먹은 친구들이 기대를 하고 문자 메시지를 보내온다.

“올해도 솔잎 송편 맛보여 주는 거지?” 기대하는 친구들이 점점 많아져서 밤2~3시까지 밤잠 설치고 송편을 만들곤 했었는데 그래도 난 지칠줄 모르고 즐겁기만 했다. 올해도 맛있게 먹어줄 친구들을 떠올리며 예쁜 모양의 송편을 만들어야지... 즐거운 웃음이 절로 나온다.


어렸을 적엔 많은 양의 송편 떡을 엄마, 언니와 하루종일 빚곤 했었는데 내가 만든 송편은 떡이 아니라 거의 주먹만큼 크기에 만두 수준이었다. 지금은 작고 예쁘고 빠르게 만드는 솜씨가 되어 있다.

나는 송편 만들 모든 준비를 마치고 내일은 친구들이 우리 집에 와서 송편을 빚는다. 나눠줄 친구들이 많이 늘어나고 보니 나도 꾀가 생겼다. 친구들이 와서 각자가 만든 떡은 각자가 가져가라고 했다. 그래서 난 내일 친구들과 송편을 예쁘게 빚을 것이다.
옛날부터 맛있다고 소문난 나의 명품 녹두 빈대떡도 양껏 만들어서 친구들에게 함께 나눠줄 것이다. 모두들 맛있는 송편 맛보길 바란다.

<강이화 / 아가페노인복지관, V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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