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러시아게이트의 종착역

2017-05-16 (화)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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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터게이트가 보인다’-. 러시아게이트를 수사 중이던 제임스 코미 연방수사국(FBI) 국장이 지난주 전격 해임됐다. 그러자 나온 말이다. 그리고 한 주도 못 돼 그 말은 이렇게 바뀌었다. ‘워터게이트 당시 보다 더욱 위험하다.’

출마 자체가 스캔들 같이 보였다. 그 트럼프가 대통령에 당선되자 반(反) 트럼프 진영은 논란에 휩싸였다. 트럼프 문제의 핵심은 무엇인가 하는 것이었다.

한 마디로 무식하다. 그러니 무능한 대통령이 될 것이다. 한쪽에서의 주장이다. 아니, 무능보다도 권위주의적인 태도가 더 문제다. 다른 쪽에서의 지적이다. 미국 민주주의를 위협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취임 100일 지나면서 대통령 트럼프를 둘러싼 우려가 다소간 진정된 것은 사실이다. 그 우려가 다시 증폭되고 있다. 수면 아래로 잠복해 있었다고 할까. 트럼프 핵심 측근들과 러시아가 유착해 미국 대선에 개입했다는 러시아게이트 말이다. 그 스캔들이 재 점화되면서.

“권위주의자다. 아니 그 정도를 넘어 위험한 인물이다.” 러시아게이트 본격 수사에 나서자 코미 FBI 국장 전격해임 카드를 들고 나왔다. 그 트럼프에게 쏟아지고 있는 비난이다. 책임 모면을 위해서라면 무슨 짓이든 할 인물로 비쳐지고 있는 것이다.

“외부적으로 러시아가 우리 선거 시스템에 개입한 것도 문제지만 내부적으로 우리의 민주주의가 공격받고 있다.” 제임스 클래퍼 전 국가정보국장(DNI)의 발언이다. 워터게이트사건을 특종한 칼 번스타인은 코미 국장 해임사태를 워터게이트 때보다 더 위험한 상황으로 규정했다.

“법위에 군림하면서 정부시스템에 위협을 가하고 있다. 의회는 사법 방해 혐의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탄핵조사에 착수해야한다.” 학계에서의 주장이다.

코미 해임과 함께 사태는 걷잡을 수 없는 상황으로 번져가면서 탄핵여론도 확산 되고 있는 것이다. 일파만파 번져가는 러시아게이트. 그 최대 피해가 돌아가는 곳은 그러면 어디일까. 해외정책일 수 있다는 것이 내셔널 인터레스트지의 지적이다.

온통 시선이 러시아게이트에 쏠린다. 그 정황에서 해외정책에 대한 논의는 스톱된다. 러시아 외교는 아예 실종상황을 맞게 된다. 선의를 바탕으로 한 정책도 오해를 받을 소지가 크기 때문이다.

러시아와 초록동색(草綠同色)격인 국가들, 그러니까 중국, 이란 등 대한 정책이 강경일변도로 굳어질 수 있다. 러시아게이트에 대한 일종의 과잉대응 가능성이 그만큼 크다는 것이다.

또 하나가 있다. 국내에 문제가 생기면 외부에서 그 답을 찾아라. 권위주의형 국가들이 흔히 쓰는 수법이다. 그 같은 여론호도 책을 ‘권위주의자 트럼프’도 강구할 가능성이 없지 않다는 것이다.

외부에서 찾는 그 타깃은 그러면 어디가 될까. 혹시 북한이 아닐까. 그렇지 않아도 ‘국제사회의 공적 넘버 1’으로 떠올려졌다. 그 북한이 또 다시 미사일을 쏴대며 도전해오고 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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