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rrego Palm Canyon의 오아시스.
가주에는 118개의 주립공원(State Park)이 있다. 이 중에 가장 넓은 면적을 가진 공원은 남가주에 있는 Anza-Borrego Desert State Park(ABDSP)이다.
남북의 길이가 60마일, 동서의 폭이 35마일에 걸치며, 약 600,000에이커(약 7억4천만평)의 면적을 가진 초대형공원으로, 제주도 면적의 약 1.3배가 된다. 주로 San Diego County에 속해 있으나, 일부는 Imperial, Riverside, San Bernardino County에도 걸쳐 있다.
이 공원의 이름인 Anza-Borrego에서, Anza는 ‘Juan Bautista de Anza’라는 탐험가의 이름이고, Borrego란 ‘새끼 양’을 뜻하는 스페인어로 이 사막지역에 Big Horn무리들이 서식하고 있기에 붙여진 것이다.
워낙 넓은 ABDSP이다보니 이곳에는 약 3,500명의 주민이 살고있는 아름다운 거점도시 ‘Borrego Springs’도 있다. 봄철에는 여기저기 화려하게 피어나는 각양각색의 야생화 천국이 되어지고, 조각가 Ricardo Breceda의 금속조각물을 전시하는 초대형 야외공원인 ‘Galleta Meadow Estate’가 사람들을 매료시킨다.
그러나 산을 좋아하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아무래도 이곳 Borrego Springs의 매력이란 이곳에서 시작하게 되는 ‘Indianhead Peak’의 산행일 것이다.
이 Indianhead Peak은 다양한 특징을 가지고 있다. 우선, 산의 전체적인 윤곽이, Borrego Palm Canyon Campground에서 바라보면, 틀림없는 인디안 남자의 얼굴과 머리의 모습이다. 절묘하고 신기하다. 당연히 바라보는 위치에 따라 산의 모습이 달라지는데, 특히 ABDSP의 Group 1 Campsite에서 보면 제대로 된 ‘Indianhead’를 볼 수 있다.
많은 산악인들이 이 산을 좋아하는 또 하나의 이유는 ‘정상에 오르기가 결코 쉽지 않다’는 점이다. 해발고도가 불과 3,960’이므로 전혀 높은 산이 아니고, 산행거리도 편도 4.5마일(B코스) 또는 2.5마일(A코스)이라 결코 길지 않은 거리인데도, 정상에 오르기가 그리 쉽지 않다는 것이 이 산을 등정한 등산인들의 중평이다. Sierra Club의 DPS List에 올라있는 산이다.
또 Borrego Palm Canyon의 주변은 온통 건조한 사막이다. Canyon의 양안이 거의 암벽이고 암봉인데, 1.5마일을 올라간 지점에 이르면, 돌연 시원한 물줄기가 콸콸콸 큰 소리를 내며 흐르는 별천지가 나타난다는 점이 놀랍다. California Fan Palm이 울창한 푸른 숲을 이루고 있는 Oasis를 맞닥드리게 되니, 전혀 다른 세상에 들어온 느낌이 된다.
오늘은 거리가 좀 길지만, 좀 더 안전하면서 또 사막속의 푸르른 Oasis도 구경할 겸, 편도 4.5마일 루트를 통한, Borrego Springs의 ‘작은 고추’ Indianhead Peak 등산을 안내한다.
등산시작점의 고도는 820’ 내외이고 정상의 고도는 3,960’이며, 9~12시간이 걸린다. 등산로의 난이도는 주로 ‘까다로운Class 2’라고 하겠으나, 일부 Class 3 구간도 있다.
미끄럽고 거친 비탈과 큰 바위들을 올라야 하니 두껍고 튼튼한 등산화가 필요하고, 날카로운 Jumping Cholla나 Agave 또는 Cat’s-claw 등에 찔리거나 긁힐 확률이 높으므로 긴 팔 상의와 긴 바지를 입어야 한다. 살에 박힌 가시를 잘 빼낼 수 있는 족집게와 상처에 붙일 밴디지도 챙기고, Gaiter를 착용하면 더 좋겠다. 미끄러져 다치는 것을 예방키 위해 트레킹폴이 필수이다.
거리가 짧고 순등반고도가 많지 않다고 하여 가볍게 생각치 말고, 적어도 1갤런의 물과 썬크림, 장갑과 헤드랜턴을 준비한다. 산행이 지체될 경우를 감안하여, 일출 전후의 이른 시각에 산행에 나서는게 중요하다. 산행이 익숙한 사람이어야 하고, 혼자서 산행에 임해서는 안되며, 이 코스를 경험한 사람과 동행하는 것은 필수요건이다. 더운 날이거나 비가 오는 날은 피해야 한다.
Indianhead Peak의 정상부.
등산코스
주차장(고도820’)에서 북서쪽으로 나있는 등산로를 따라 산행을 시작한다. 수시로 큰 바위들이 나타나는 완만한 오름길이다. 대략 1.5마일쯤을 올라가면, 청량한 물소리가 계곡에 가득 울리며, 사람의 청각을 시원하게 씻어주는 곳에 이른다. Oasis이다. 커다란 Palm Tree들이 푸른 숲을 이루고 있는 가운데, 차가운 물의 흐름이 굽이져 내려온다. 오행론에서의 ‘금생수 수생목’이라는 상생관계의 실례를 보는 듯 하다. 물이 있어 수목이 우거진 것은 그렇다 하더라도, 온통 깡 마르고 험악한 바위덩이 협곡에 돌연 청량한 물의 흐름이라니, 의식이 잠시 벙벙해진다. 여기까지 길이 나있다.
우리는 이곳을 지나 계속 상류로 오른다. 이제 부터는 길이 없다. 개울 물과 바위와 암벽을 피해가며 발을 딛을 수 있는 곳을 골라가며 올라간다. 큰 바위에 올라타거나 뛰어 내린다. 이쪽으로 저쪽으로 개울을 건너 다닌다.
대략 3마일을 온 곳에 이르면 서너 그루의 Palm Tree가 있고, 오른쪽에 북동쪽으로 뻗어 올라가는 산줄기가 시작되는 지점이다. 고도는 1,830’쯤이다. 여기서 계곡을 나와 오른쪽 산줄기를 따라 오른다. 경사가 매우 가파르다. 크고 작은 돌들이 많고, Jumping Cholla, Beavertail Cactus, Ocotillo, Barrel Cactus, Agave, Yucca 등의 날카로운 가시로 무장한 식물들이 많아 걷기가 불편하고 힘이 든다. 등산로란 아예 없다. 정상까지는 대략 1.5마일이 남았다. 능선 위에 올라서면, 전망이 좋다. 그래도 여전히 거칠기만 하다. 몇 차례 거치른 바위 돌출부를 넘어가야 한다. 능선의 고점을 따라가되, 때때로 좌로 또는 우로, 큰 바위 무더기를 비껴 가기도 한다. 안부(Saddle)에 도달하면 이제 약 3.8마일을 온 것이다. 고도는 약 3,220’가 된다. 오른쪽 줄기를 따라간다.
집채만한 바위들이 모여있는 구간에 이른다. 바위들이 워낙 커서 위축감이 들기도 하는데, 안전하게 지나갈 수 있는 길은 분명히 있으니, 다소라도 위태로운 상황의 경로라면, 다시 몇 걸음 뒤로 나와 다른 길을 찾으면 된다. 이 큰 바위구간을 지나면 이내 경사가 거의 없는 평활한 능선이 된다. 마치 거친 파도가 다 지나고 마침내 잔잔한 고요함이 찾아온 항해와 같다고 할까, 탁 트인 전망을 즐기며 행복한 마음으로 이내 정상점에 오른다. 정상등록부가 비치되어있다. 사람들이 남긴 등정소감을 읽어보는 일은, 나의 성취감을 차분히 반추하는 시간이기도 하겠다.
전망이 넓다. 동북방면으로는 거리를 두고 Santa Rosa 산맥이 길게 펼쳐져 있다. 서남방면으로는 San Ysidro Peak이 가깝고, 서북쪽으로는 Hot Springs Mountain이 멀지않다. 동쪽과 동남쪽으로는 우리들 인간을 위한 땅으로, Borrego Springs의 사각형의 관개농지와 주거지가 넓게 펼쳐져 있다.
Borrego Palm Canyon의 Campground에서 본‘Indianhead’모양의 산 모습.
가는길
LA한인타운에서는 I-10 East 에 이어 I-5 South 를 탄다. 다시 Freeway 91East를 달리다가 Freeway 15 South로 내려간다. SR-79 East로 갈아탄 뒤에 다시 S-2에 이어 S-22를 타고 동쪽으로 간다. 153마일이 될 즈음에 Town of Borrego Springs의 Palm Canyon Drive를 만나게 된다. 이곳에서 좌회전하여 약 300m를 간다. 오른쪽으로 나있는 좁은 포장도로로 들어간다.
약 1마일을 가면 길이 갈라지는데, 좌회전한다. 주차료(10달러)를 받는 Kiosk가 있다. 이곳을 통과하여 약 1마일을 가면 ‘Borrego Palm Canyon Trailhead & Parking’에 이르른다. 155마일을 온 지점이다. 310-259-6022 http://blog.daum.net/yosanyosoo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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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진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