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려갈 때의 속도감이 얼음에서도 그대로 이어지는 눈, 얼음 썰매. 나이를 막론하고 가장 인기 있는 콘텐츠 중 하나이다.
“먹거리 외에는 별 매력이 없는 것같아요.”
“가족과 함께 가야 할 것 같은 콘텐츠.” “근처에 있으면 한번 둘러보는 정도?”
지역축제를 대하는 20대의 모습이다.
트렌드에 맞는 콘텐츠가 부족하고교통편이 불편한 탓에 젊은층에게 큰 인기를 얻지 못하고 있는 게 사실이다. 실제 대부분의 축제에는 어르신 또는 아이들을 데려온 가족단위 관광객만 넘친다.
국내 최대 규모라는 화천산천어축제장을 찾았다. 발 디딜 틈 없이 인파가 몰렸지만 실제로 수년간 축제를 지켜본 관계자는 80%가 가족 관광객이라 했다.
충분히 매력적인 콘텐츠1박 2일을 꽉 채워 축제를 즐겨 본결과, 친구나 연인끼리 여행하는 젊은층에게도 충분히 매력적인 콘텐츠가 많았다. 우선 단순히 보고 듣는것이 아닌 체험형 콘텐츠가 많다. 직접 낚아 올린 산천어를 회나 통구이로 먹어보는 것은 눈 덮인 자연을 감상하는 것보다 훨씬 트렌디하다. 노하우가 필요한 것도 아니다. 5,000원이면 현장에서 낚싯대와 바늘을 구입할 수 있고, 낚싯대를 얼음구멍에 넣고 산천어가 바늘을 물도록 움직여주면 끝이다.
흔하지 않으면서 재미있는 레포츠도 준비돼 있다. 하늘가르기(짚라인)는 위험하지 않으면서도 아찔한 경험을 선사한다. 200m와 460m 2개 코스인데, 앉은 자세로 발을 들어 비행을 시작하면 생각보다 빠르다. 충분히 안전장구를 착용하기 때문에 10살 이하 어린이와 50대 어르신도 즐길 정도다.
맨손잡이는 축제의 백미다. 영하10도의 강추위에도 반팔 차림에 맨손으로 물고기를 잡는다. 재미는 물론 보람도 있어 성별과 나이, 국적을 가리지 않고 참가한다. 얼음낚시터의산천어보다 훨씬 큰 고기를 잡을 수있고, 평일에는 매회 꼬리에 표시를해놓은 산천어를 한 마리씩 풀어 이를 잡는 사람에게 금반지를 제공한다. 일요일 12시에는 무려 26명이 참가했고, 수 많은 이들이 둥글게 모여신나는 음악과 함께 구경했다. 적극적으로 나서던 어린이, 여자친구에게등 떠밀려 나온 남성, 수온이 너무 아찔했던지 입 모양으로 욕설을 내뱉던 외국인 커플까지, 두려우면서도 색다른 체험을 즐기는 모습이었다.
‘먹방여행’ 요소도 충분하다. 직접잡은 산천어를 회센터나 구이터에 가져가면 싱싱하게 요리해준다. 마리당2,000원이기 때문에 낚시 결과만 좋다면 저렴한 가격에 최고급 회를 후회 없이 먹을 수 있다. 회보다 야채나 초장이 더 귀한 상황이라면 이해가 될까. 3마리만 떴는데도 먹성 좋은 20대 남성 셋이 남길 정도다. 소주가 3,000원, 푸짐한 떡볶이도 1인분에 3,000원 등 관광지답지 않게 가격도 담백하다. 각 활동마다 참가비가 있는데, 일부 금액을 축제장이나 화천군내에서 사용할 수 있는 상품권으로 돌려줘 먹거리에 유용하게 쓸 수 있다.
이곳 콘텐츠는 ‘인스타그램용 사진’을 만들기도 좋다. 빙판에서 산천어를 낚아 올리는 순간, 짚라인을 타고 비행하는 순간, 반팔을 입고 입김을 뿜어내며 물고기를 들어올리는 순간 등은 자체로 독특하고 새하얀 배경은 아름답다. 화천 시가지의 선등거리나 실내얼음 조각광장은 커플들에게 각광받는 ‘핫플레이스’로 부족함이 없다. 특히 실내얼음광장의 작품은 중국 하얼빈 빙등제 전문가 32명이 제작했다. 얼음으로 빚은 수원화성, 캄보디아 앙코르와트, 중국 막고글 등 유명건축물은 인증샷을 남기지 않고 지나기 어렵다.
주간 얼음낚시에서 직접 잡은 산천어. 힘 좋은 물고기들이 많아 간단한 낚시도구로 도 묵직하고 짜릿한 손맛을 느낄 수 있다. 1인당 3마리까지 반출 가능하다
잡은 산천어를 맛볼 수 있는 회센터 내부. 회를 뜨는 데만 30분 이상 대기했고 빈 자리 를 찾는 것도 쉽지 않았다.
<
민준호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