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사의 명수 리 역의 로버트 본(황야의 7인)
아메리칸 시네마텍은 지난 해 11월 83세로 타계한 로버트 본을 기려 13일(하오 7시30분) 이집션극장(6712 할리웃)에서 그가 스티브 매퀸과 공연한 두 편의 클래식 명화를 상영한다.
‘황야의 7인’(The Magnificent Seven·1960)
박력 있는 액션과 앙상블 캐스트의 늠름한 사나이들의 모습과 개성 그리고 엘머 번스타인의 질주하는 듯한 음악이 혼연일체가 된 걸작 웨스턴이다.
웨스턴을 잘 만들던 존 스터지스(O.K.목장의 결투)가 감독한 이 영화는 아끼라 구로사와의 ‘7인의 사무라이’를 할리웃영화로 만든 것이다.
‘황야의 7인’은 덴젤 워싱턴이 주연하고 이병헌이 나온 신판으로 만들어져 작년에 개봉돼 히트했다.
멕시코의 가난한 농촌의 농부들이 툭하면 마을에 나타나 재물을 약탈하는 산적들에 견디다 못해 미국으로 건너가 7명의 건맨을 고용한다. 7명의 건맨들의 리더로 율 브린너가나오고 나머지는 건맨들 역은 스티브 매퀸, 찰스 브론슨, 로버트 본, 제임스 코번, 호르스트 북홀츠 및 브래드 덱스터가 각기 맡았다. 산적 두목으로는 일라이 월랙이 나온다.
본은 리(사진)라는 이름의 건맨으로 나온다. 말끔한 차림의 리는 과묵한 속사의 명수로 총잡이의 악몽에 시달리는데 산적들과 싸우다 죽을때도 매우 드라마틱하게 죽는다. 7인의 건맨들과 산적들 간의 총격전이 치열한데 영화가 끝나고 살아남은건 맨은 브린너와 매퀸과 북홀츠(독일배우) 등 달랑 3명이다.‘ 황야의 7인’은 여러 편의 속편과 모조품들을 양산했지만 원작의 탁월한 재미를 따르지 못한다.
‘불릿’ (Bullitt·1968)
피터 예이츠 감독이 만든 범죄 스릴러로 매퀸은 샌프란시스코의 터프한 형사 프랭크 불릿으로 본은 야심많은 정치인 월터 차머스로 나와 매퀸과 사사건건 대결한다. 재클린 비셋이 매퀸의 애인으로 나온다. 군더더기 없이 박력 있고 튼튼한 영화로 랄로 쉬프린의 재즈기가 있는 음악이 멋있다.
이 영화는 할리웃 사상 가장 속도감 있고 박진감 넘치는 자동차 추격장면을 뽐낸다. 불릿이 모는 포드 머스탱과 범인들이 모는 다지 차저가 샌프란시스코의 굽이진 도로를 따라 전속력으로 쫓고 쫓기는 장면이 손에 땀을 쥐게 만든다. 호평과 함께 빅히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