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찰을 두둔했다가 폭행당한 오글의 사연을 전한 WBRC 방송 트위터
경찰의 연쇄 비무장 흑인 사살 사건으로 최근 다시 급부상한 미국의 인종갈등이 학교로 확산해 경찰 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4일 미국 언론에 따르면, 미국 앨라배마 주 실러코거 고교에 다니는 백인 남학생 브라이언 오글(18)은 최근 페이스북에 경찰을 두둔하는 내용의 글을 올렸다가 지난달 30일 학교 근처 빈 주차장에서 정체 모를 이들에게 집단 폭행을 당했다.
오글은 수업 시간에 몇몇 동급생이 '흑인 생명도 소중하다' 문구가 적힌 티셔츠를 입고 온 것을 보고 경찰을 지지하는 글을 올렸다. 그는 이후 협박 메시지를 받은 사실을 학교 교장 선생님에게 알린 것으로 전해졌다.
심하게 맞아 두개골에 금이 가고 곳곳에 멍이 든 오글은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다행히 위기를 넘겼다. UAB 병원은 오글의 상태가 '심각'에서 '양호'로 진전됐다고 전했다.
오글의 모친인 브랜디 앨런은 "권총 손잡이로 추정되는 물체에 아들이 얼굴을 맞았고, 머리 뒤에도 많은 상처가 남았다"면서 "아들은 경찰을 지지하는 글을 올렸다는 이유로 폭행당했다"며 증오범죄 가능성을 주장했다.
오글이 협박당했다는 소식을 접한 학교 측은 지난주 수요일 학교를 폐쇄하고 학생 안전을 강화했지만, 이틀 후 벌어질 집단 폭행은 막지 못했다.
경찰은 '몰지각한 폭력'이라고 강하게 비난하고 현재 폭행에 가담한 인물을 추적하고 있다.
이와 같은 일이 학교에서 반복될 것을 우려해 실러코거 경찰이 인근 중학교와 고등학교에 치안을 강화했다고 워싱턴포스트는 소개했다.
검찰은 증오범죄 여부를 판단하고 나서 검거된 용의자에게 적용할 혐의를 결정할 예정이다.
2년 전 '퍼거슨 사태' 이래 경찰의 공권력 과잉 사용 방지와 사법 시스템의 개혁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미국 전역에서 거세게 일었지만, 미국 경찰의 비무장 흑인 사살 사건은 좀처럼 끊이지 않고 있다.
미군 출신 흑인 용의자가 텍사스 주 댈러스, 루이지애나 주 배턴 루지에서 지난 7월 잇달아 매복 조준 사격으로 경관을 살해한 보복 사건이 터진 뒤 경찰과 흑인의 감정의 골은 더욱 깊게 팼다.
한동안 소강 국면이던 양측의 갈등은 지난달 오클라호마 주 털사, 노스캐롤라이나 주 샬럿, 캘리포니아 주 엘카혼에서 거푸 비무장 흑인이 경관의 총격에 사망하면서 다시 악화하는 모양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