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어지는 공화당의 고민
2016-03-05 (토) 07:30:52
김동찬(시민참여센터 소장)
건국 240년 제 46대 미국 대통령을 향한 수퍼 화요일 1차 대회전에서 공화 민주 양당의 선두 주자가 확연하게 나타나기 시작했다. 공화당의 풍운아 도날드 트럼프와 민주당의 야망의 여성 정치인 힐러리 클린턴이 각각 선두를 달리고 있다.
복잡한 선거방식을 제쳐놓고 이변이 없는 한 갈수록 트럼프와 힐러리가 더 승세를 잡아 갈 것이라고 한다. 이렇게 되면 민주당은 당을 중심으로 결속력이 만들어지는데, 공화당은 트럼프 대선 후보가 만들어 낼 파장이 심각해진다. 일단 막말의 정치신인 트럼프가 후보가 되면 본선에서 민주당 그 어느 후보와의 대결에서도 어렵고 심지어는 상원과 하원 의석까지 잃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기에 대부분의 정치인들이 자당의 대통령 후보와 거리를 두고 각자 선거운동을 해야 하기에 공화당은 자칫 콩가루 당이 될 수 있다.
트럼프의 등장은 공화당 주류의 정치력 상실을 만들었다. 그 시작은 2001년 아들 조지 부시와 함께 등장한 극우 네오콘들의 준동이었다. 반테러 법제정과 이라크 침공을 놓고 애국과 매국으로 편가르기를 하면서 공화당은 급격히 극우로 기울어 졌고 공화당에는 소수계, 이민자, 유색인종을 담을 수 있었던 중도 정치인들이 사라지고 ‘티 파티(Tea Party)’라는 더욱더 강경한 보수주의자들이 당을 흔들기 시작했다. 그 대표주자가 테드 크루즈 텍사스 연방상원의원이다.
수퍼 화요일을 기점으로 공화당 주류는 보다 중도적인 플로리다 상원의원 마르코 루비오를 중심으로 반 트럼프 연합을 생각했다. 그러나 공화당 주류의 정치력 한계를 증면하듯 또 다른 버전의 트럼프인 테드 크루즈가 경선 2위로 확고한 자리를 굳혀가고 있다. 기독교 복음주의자로 티 파티의 절대적 지지를 받고 있는 크루즈는 또 다른 당의 골칫거리다.
트럼프의 대선 후보라는 경선의 결과를 당이 그대로 인정하면 오바마 8년에 이어 또 다른 4년동안 대권을 민주당에 빼앗기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지금까지 만들어 놓은 상 하원 다수당 지위도 상실할 수 있다. 그렇다고 인정하지 않을 경우 당은 쪼개질 수 있을 정도로 분열을 할 수 있다. 본선거가 시작이 되면 후보와 당이 일체가 되어 신속하게 움직여야 하는데 그것을 기다릴 수 없는 트럼프는 여전히 어디로 튈 지 모르는 발언을 하면서 당의 정체성과는 전혀 상관없는 정책과 노선으로 갈 수 있고 여기에 반발하는 당내 주류와 정치인들이 또 각자 행동을 하던지 당을 뛰쳐나가던지 할 수 있다.
그동안 중남부 백인들의 유일한 희망이었던 공화당의 자중지란과 붕괴는 그 지역의 구심점이 사라지는 것이고 이것은 자칫 공화당의 문제만이 아니라 미국 전체의 문제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 경선이 중반부로 갈수록 공화당의 고민은 깊어지고 있다. 그리고 그것이 미국의 고민이 될 수 있기에 건국 240년 제 46대 미국 대선은 미국의 미래를 위하여 소수계와 이민자들이 더욱더 정신 바짝 차리고 미국의 미래를 책임지는 자세를 요구하고 있다.
<
김동찬(시민참여센터 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