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중국 기업들, 티화나 진출 러시

2015-11-25 (수) 11:26:28 이태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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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요·비지오 등 멕시코 법인 인수

▶ 무인비행기까지… 한인기업들 긴장

멕시코 티화나에 중국기업이 몰려들고 있다.

막대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한 중국인들이 지난 2010년도부터 샌디에고에 몰려오기 시작해 지역 부동산 시장을 주도하고 있을 정도로 그 영향력이 막강하다.

샌디에고 카운티는 물론 LA와 오렌지카운티 지역 한인들에게 널리 알려진 콘보이 지역은 한인타운이라고 불리기가 어색할 정도로 중국인들이 상권을 장악하고 있다.


지금까지는 중국인들이 샌디에고 지역만을 대상으로 했다면 최근 들어서는 멕시코 티화나 지역으로 진출하는 기업들이 점차 늘어나는 추세다.

티화나 지역에 진출한 한인기업들에 따르면 올 초부터 시작해 중국기업들이 속속 들어오고 있다.

지난 2010년 티화나에 진출한 모 한인기업의 K법인장은 “올 상반기에 일본의 산요 전기 멕시코 법인을 중국 TCL 업체가 인수하면서 진출한 것을 시작으로 중국기업들이 속속 들어오고 있다”고 말했다.

산요는 파나소닉의 자회사로 한 때 매출 20조원에 달하는 전성기를 이루었지만 실적 부진으로 인해 지난 2013년부터 해체수순을 밟고 있다.

TCL은 중국 광동 지역에 기반을 두고 있으며 TV와 휴대전화, 에어컨, 세탁기 등을 포함한 전자회사로 지난 2013년 기준으로 세계 가전시장 점유율이 3위를 기록하고 있다.

이 회사에 이어 TPV 테크놀러지 중국회사가 어바인에 본사가 있는 비지오(Vizio)의 멕시코 법인을 인수하면서 이 지역으로 진출했다.

TPV사는 한 달에 610만개의 TV 모니터를 생산할 수 있으며 러시아와 브라질, 폴란드 지역에 총 5개의 공장을 보유하고 있다.


중국 제조업체들만 티화나 지역에 진출하고 있는 것이 아니다.

무인비행기와 3D 로봇과 같은 첨단 하이텍 분야에서도 중국기업들의 티화나 지역 진출이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중국에서 벤처 캐피털 자금을 지원받아 샌디에고에 진출한 3D 로봇 업체인 폭스콤사는 티화나 지역에 무인비행기를 만들 수 있는 공장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이 회사의 한 관계자는 “티화나 지역은 값싼 노동력을 제공받을 수 있다는 이점과 미국 내 다른 동종 대형 기업과 경쟁이 덜 치열하다는 점이 매우 매력적”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중국기업들이 티화나 지역으로 몰려들면서 이곳에 진출해 있는 한인기업들이 바싹 긴장하고 있다. 한인기업들은 중국기업들과 가격 경쟁력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다는 점 때문이다.

한인 마킬라도라 소속 한 한인기업체는 “중국기업들이 납품회사와 첫 거래 때 상대적으로 낮은 가격을 제시하는 등 매우 공격적으로 나서고 있어 곤란을 겪을 때가 한두 번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중국기업들이 티화나 지역에 대거 진출하면서 미 국경수비대의 경계도 한층 강화되기 시작했다.

데카테 지역에 사출업체를 운영하고 있는 L사장은 “1주일에 2~3회 정도 이 지역에 내려가고 있다”며 “최근 들어 2차례에 걸쳐 국경수비대로부터 불심검문을 받았다. 아시아인들을 대상으로 한 강화된 검문을 피부로 느낄 수 있다”고 밝혔다.

국경수비대가 이 같은 조치는 중국인들 가운데 불법으로 멕시코 지역으로 입국해 다시 미국으로 재입국하려는 시도가 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이태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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