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신해선 칼럼]18 Keys

2015-09-22 (화)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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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 new dog walker, Jane.“ 좋은 직장을 얻어 샌프란시스코로 전근되어오는 애나 의 최고 관심과 걱정은 그가 뉴욕에 있을 때 자기의 애견을 믿고 맡길 수 있었던 그런 사람을 찾는 거였다.

‘애나’ 가 셀 폰에 보여주는 ‘new dog walker’ 는 30도 채 안되어 보이는 젊은 여성이다. 금발 백인 여성으로 얼굴도 예쁘고 체격도 날씬하다. 어느 잡지 표지 모델로 나온다 해도 하나도 손색이 없을 것 같다.

그런데?하나, 둘, 셋...


장난이 아니다. Jane 의 손에 잡혀있는 기다란 가죽 끈에 매달린 애견들이 한둘이 아니다.

“이건, 도대체 몇 마리지?”“Eighteen, and this is my 지미."스크린을 넘기며 자랑스럽게 자신의 애견을 지적한다. 푸들이다. 과연 디자이너답게 산뜻하고 색깔이 잘 조화되는 그야말로 멋쟁이 옷까지 입혔다. “열여덟 마리 개를 보고 있단 말이지?”그렇단다. 3그룹으로 나누어 한번에 6마리씩 3시간을 바닷가로 공원으로 다니면서 주인 대신 개들을 보살핀단다. 몸에 살이 찔 시간이 없겠다.

그러니까 3시간씩 3팀이니까 Jane 이 개 들와 함께 ‘직장’에서 보내는 시간은 최소한 9시간이다. 그러나 그가 열여덟 집을 일일이 방문하여 ‘고객’ 을 pick up 하고 drop 시키는 시간도 만만치 않으니 그가 직장에서 보내는 시간은 건사한 표현으로 태양과 함께다,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Jane 은 18개의 열쇄를 가지고 있단다.

대부분 견공들은 주인이 집에 없는 동안 혼자서 Jane 을 기다린다. 입에는 자신의 목에 걸 가죽 끈을 물고서... “애나, Jane 을 어떻게 알았지?”인터넷에서 그리고 직장의 동료들로부터 연줄연줄 해서 찾았다고 한다.

Jane 이 18개의 열쇄를 갖게 될 수 있다는 사실은 그만큼 신용을 쌓아온 결과일 꺼다. 때문에 피차간의 엄중한 검증을 거쳐 인연이 맺어진다는 거다. 한마디로 아무나 하고는 ‘노쌩큐’ 다.

“한 달에?”“Five hundred dollars."그리고 간단한 엑스트라 서비스는 대개 무료이지만 응급시 병원 출입, 또 주인 가출/여행 시 도그텔 비즈니스도 생기니까 짭짤한 엑스트라 인컴도 있다고 한다.

머릿속 계산기가 민첩하게 돌아간다. 9천불! 그리고 알파!“We are in a wrong business."애나 아버지가 말한다. 옛날 몬트레이 시절부터 친구이니 50년 지기다. 학교도 동창이고 식당 접시닦이, 버스보이도 동창이다. “아빠, 그렇게 Rosy 한 것만도 아니야.” 애나가 대화 속에 끼어든다.


“Jane 페이먼트 많아. 보험도 있어야 되고 스트레스도 아주 많아. 절대적으로 도그 사랑하는 사람 아니면 하기 힘든 Job 이야.” 왜 안 그러겠나, 혹시라도 개가 다친다거나 아니면 사람에게 해코지를 한다거나 또 아니면 잃어버리는 경우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는 거다. “그러나 스트레스 없이 돈 벌 수 있는 거 있다면 말해봐.”마냥 자랑스러운 딸내미를 바라보며 아빠가 말한다.

이스트 베이 산속 깊숙한 골프장속에서 사는 이들은 산호세를 무척 좋아한다. 그들이 좋아하는 한국음식들, 특히 불고기와 냉면 그리고 순두부찌개가 항상 먹을 수 있어 좋다고 한다. 요즘에는 K-Pop을 업고 치맥 이라는 새로운 콘셉트 식당도 등장 했다. 근래 SF Chronicle 도 자주 이곳을 방문한다.

특히 엘 카미노 K-Town 을 집중 취재하기도 한다. 누군가가 Pet Grooming 과 Dog-Walking 비즈니스 한번 해볼 만하지 않을까 생각도 해본다. 그리고 엘 카미노 K-Town Web 도 하나 있을 만도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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