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평범하고 감상적인 멜로
▶ 음악·연기는 좋은 가족물
릭키(오른쪽)와 그렉이 술집 무대에서 공연하고 있다.
[릭키와 더 플래시 (Ricki and the Flash) ★★★(5개 만점)]
긴 머리를 땋은 메릴 스트립이 짙은 화장을 하고 기타를 들고 나와 노래를 열창하는(자기가 진짜로 부른다) 락뮤직 영화이자 가족 드라마요 자기 구제의 영화로 음악 좋고 스트립의 연기도 볼만은 하나 새로울 것이 없다.
자기 꿈을 좇아 남편과(보통은 남자가 떠나지만) 자식들을 버리고 가출했던 아내요 어머니가 오래간만에 가족과의 화해를 시도한다는 얘기는 한두 번 들은 것이 아니다. 그래서 이 영화도 기시감이 가득한데 끝을 선물을 예쁜 리번으로 매듯이 누이 좋고 매부 좋은 식으로 마무리 지은 멜로드라마로 다소 감상적이다.
모두 오스카상 수상자들인 조나산 데미(양들의 침묵)가 감독하고 디아블로 코디(주노)가 각본을 썼으며 못해 내는 역이 없는 메릴 스트립이 주연한 영화 치고는 범작에 지나지 않는다. 하나 놀라운 것은 스트립의 연인으로 나오는 유명 락가수 릭스프링필드의 연기. 기성 배우 뺨치게 잘한다.
나이 먹은 락가수 릭키(스트립)는 오래전에 인디애나의 중상층인 남편 피트(케빈 클라인)와 딸 줄리(매미 거머-스트립의 친딸) 등 세 남매 자식들을 버리고 가수의 꿈을 따라 가출했으나 지금은 싸구려 술집에서 기타 치면서 노래 부르는 신세.
릭키의 애인은 그녀의 밴드인 ‘릭키와 더플래시’의 기타리스트이자 가수인 그렉(스프링필드).
그런데 어느 날 느닷없이 피트로부터 전화가 걸려와 줄리가 남편으로부터 버림을 받아 심한 고통과 우울증에 시달리고 있다는 통보를 받는다. 그래서 릭키는 딸을 보려고 오래간만에 집으로 돌아간다.
그러나 줄리는 처음에 자기를 버리고 가출한 릭키에게 적대감을 표시한다. 그리고 약혼을 한 장남도 어머니 보기를 원수보듯 한다. 그런대로 차남이 어머니를 따뜻이 대하는데 동성애자인 차남에 대한 묘사가 지극히 상투적이요 구태의연하다.
그렇지만 피는 못 속인다고 줄리는 릭키의 모성애에 서서히 감싸 안기면서 모녀 간의 사랑이 재점화한다. 이 과정에서 제멋대로 사는 릭키가 이 모범가정에 바람을 일으키는데 이로 인해 릭키와 피트의 새 아내 모린(오드라 맥도널드) 간에 갈등이 인다.
릭키는 다시 제 일터로 돌아오는데 뜻밖에도 자기를 증오하던 장남의 결혼식 초청장이 날아든다. 그래서 릭키는 그렉 등 밴드와 함께 다시 집으로 찾아가 락뮤직이라면 인상을 찌푸리는 초청객들(인디애나의 중상층들이 모두 락뮤직을 사갈시한다는 것은 다소 시대착오적인 것 같다) 앞에서 요란한 락뮤직을 열창, 온 가족과 초청객들이 신나게 춤을 추면서 만사가 형통하게 된다.
센티멘털한 멜로드라마로 약간 어색은 하지만 스트립이 락가수로 나와 기타 치면서 노래 부르는 색다른 연기를 보고 즐길만은 하다.
PG-13. Tristar. 전지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