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여성의창] 강성희 ㅣ오월이 가기 전에

2015-05-26 (화)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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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월 따스한 아침의 햇빛과 연한 잎사귀의 나무들과 장미의 축제, 보내기 싫은 계절 봄이 지나고 있다. 오월의 황홀함과 그윽한 봄의 향기가 사라지기 전에 제일 가까운 가족들부터 가슴 깊은 곳에서 우러나오는 축복을 해 주자. 항상 곁에 있을 것 같은 아이들도 어느새 자라나 우리의 둥지를 떠나게 된다.

졸업시즌을 맞이하여 인생의 새로운 장을 열어 나가는 자녀들에게 부모로서 해 줄 수 있는 것이 많지 않다는 것이 안타깝다. 치열한 세상 속에서 의연하게 헤쳐나갈 수 있는 심지 굳은 인성과 영성, 지혜의 소유자가 되길 기도하는 마음뿐이다.

다음은 영화 ‘지붕 위의 바이올린’에서 나오는 안식일 기도(Sabbath Prayer)이다. 주인공 유대인 부부는 어려운 이민의 삶을 살면서도 자녀를 경건하게 양육하며 절도있고 규모있는 본을 보여준다. 두 부부는 바쁜 삶의 현장을 바삐 뒤로하고 안식일이 시작되면 정결한 마음으로 식탁에 둘러앉아 안식일 촛불을 밝히고 아이들과 함께 축복의 노래를 부른다. 오늘 우리 부모들도 바쁜 생활 뒤로하고 아이들의 장래에 대한 소망을 담은 축복의 노래를 불러줄 수 있는 시간을 만들면 좋겠다. 지친 자녀들은 이슬 머금은 백합처럼 순결하고 어디에서나 향기를 품어내는 귀한 인물들이 될 것이다. 우리가 살아가는 이민 세대에 맞춰서 의역하여 불러주면 좋을 것 같다.


“주께서 너희를 보호하고 지키시며, 항상 너희를 수치로부터 보호하시며 찬란히 빛나는 이름이 되기를 원하노라. 딸들은 룻과 에스더같이 (아들은 솔로몬과 보아스 같이) 되기를 원하며 찬양 받게 되기를 원하노라. 주님, 아이들에게 힘을 주시며 악인의 길에서 지켜 주옵소서. 주께서 너희를 축복하사 장수하게 하시며 은총이 충만케 하시기를 비노라. 너희를 훌륭한 어머니와 아내로 (아버지와 남편으로) 만드시고 반려할 수 있는 남편(아내)를 보내시기를 원하노라. 주께서 너희를 보살피고 지키시며 모든 고통에서 보존하시기를 원하노라. 오 주여, 행복과 평안의 은총을 내리시며, 우리들의 기도를 들으소서.”

자녀들에게 마음 깊은 곳에서 우러난 축복의 노래를 불러주자. 축복의 노래는 가뭄과 같은 삭막한 땅에 맑은 생수를 흘려 보내 줄 것이다. 자녀들은 부모의 간절한 염원대로 무럭무럭 자라나 깊은 뿌리가 생수의 근원까지 뻗으며 아름다운 열매 맺는 소중하고 귀한 삶을 살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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