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본보 특별후원 ‘궁중민화 전시회’ 김재춘 화백
“조상들의 얼과 멋이 담긴 민화야 말로 진정한 한국의 대표미술”이라는 혜원 김재춘(사진) 화백.
민화의 대가 파인 송규태 화백의 수제자로서 불교미술과 함께 문화재 박사과정을 거쳐 명실 공히 지난 20년간 한국 민화 계를 이끌어오고 있는 김 화백의 ‘한국 궁중민화 전시회’가 지난 1일부터 이달 31일까지 플러싱타운홀에서 열리고 있다.
지난해 뉴욕을 잠시 방문한 뒤 이번 플러싱타운홀 초청으로 뉴욕에서 첫 개인전을 열게 된 김 화백은 "뉴욕에서 한국으로 민화를 배우러 온 제자가 ‘뉴욕시민들에게 소개시켜야 할 작가’라고 적극 추천 덕분에 이번 전시회가 성사됐다"고 말했다.
김 화백은 다양한 소재 및 제재를 통해 전통 회화를 민화 형식으로 재해석해 전통 민화의 명맥을 이어가는 명장으로 인정받고 있다. 특히 불화에 민화의 기법을 적용해 진채중심의 불화에 대한 새로운 접근 시도로 화단을 주목을 받아왔다.
이렇듯 한국 민화계를 대표하는 인물이기도 하지만 세종대학교 응용미술학과와 디자인을 전공한 뒤 숙명여대 약학과를 졸업하고 약사와 한의사로도 활동하는 독특한 이력을 지니고 있기도 한다.
김 화백은 "상업미술 분야로 미술공부에 입문한 뒤 유화, 파스텔, 수채화 등의 다양한 분야의 미술을 경험했으나 결국 가장 전통적인 민화를 선택하게 됐다"고 말했다.
"민화는 우리 토종 미술의 뿌리로 중국으로부터 이어진 동양화를 기반으로 한 한국화와는 차별된다"는 김 화백은 "먹과 붓을 이용해 한지에 그리는 방식을 똑같지만 민화는 분채를 사용, 색감이 아름답고 옛스러우며 시대를 초월해 현대적인 느낌마저 겸비하고 있다"며 "언젠가는 세계 미술계에서 가장 중요한 화풍으로 자리 잡을 것을 의심치 않는다"고 단언했다.
한국미술협회에서 민화분과위원장까지 맡고 있는 김 화백은 "뉴욕 현지 반응이 뜨거워 뿌듯함과 동시에 흥분감 마저 밀려온다"면서도 "궁중민화를 세계인에게 알려야겠다는 책임감에 어깨가 무겁다"고 말했다.
이번 전시에서 화사한 꽃들을 주제로 한 병풍화 등의 대형 작품들을 선보인 김 화백은 "민화의 소재는 굉장히 자유스러우며 풀과 벌레, 나비 등 자연에서 많은 것들을 차용한다"며 "특히 모란꽃은 부귀영화, 바위는 무병장수, 연꽃은 출생 등을 의미하는 것처럼 각 소재들이 담고 있는 상징성이 바로 민화만의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김 화백은 "앞으로 뉴욕 일원에서 활발한 작품 활동을 이어가며 우리 민화의 보폭을 세계무대로 확장시키고 싶다"며 "곧 민화의 아름다움에 전 세계인이 반하는 날이 올 것"이라고 말했다. <천지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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