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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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0세 시대는 과연 가능한가?

2015-04-07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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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차민영 / 내과 전문의

2015년 3월 시사주간지 ‘뉴스위크’에 재미있는 기사가 실렸다.

세계 최대 검색엔진 구글을 공동 창업한 세르게이 브린은 언젠가는 ‘죽음이라는 병의 완치’가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그들의 불로장생 추구는 실질적으로 새롭게 떠오르는 과학을 바탕으로 한다.


중국 최초의 황제 진시황은 영원히 살려고 발버둥 쳤지만 ‘불사의 약’이라는 수은을 먹고 중독돼 약 50세에 허망하게 죽고 말았다.

페이팔의 피터 틸은 생명공학 연구재단 ‘므두셀라’(성서에 나오는 최고령자로 969세까지 살았다고 한다)에 350만달러를 기부했다. 노화와 관련된 7가지 손상 유형을 치유하는 약 개발이 목표라고 설명했다.

분자와 세포 차원에서 그 구조를 복원할 수 있다면 기능도 복구할 수 있다. 전반적인 신체의 회춘을 의미한다.

구글 공동 창업자 세르게이 브린의 ‘프로젝트 칼리코’(Project Calico), 대형 제약사 애브비와 합작한 ‘죽음이라는 병의 완치’(Cure Death) 사업에 수십억달러를 쏟아 부을 계획이다.

유전자 FOXO-3을 모방하는 약을 개발하려 한다는 소문이 떠돈다.

1956년 노인학 전문가 클라이브 M. 매케이는 코넬 대학에서 실험을 했다.

살아있는 생쥐 2마리의 옆구리를 꿰매 붙여 혈류를 연결한 것이다. 각 쌍마다 한 마리는 어리고 건강하고, 다른 한 마리는 늙고 병든 생쥐를 선택해 서로 연결했다.


혈류가 연결되자 시간이 갈수록 늙은 쥐가 나이를 거꾸로 먹는 듯 더 건강하고 젊어졌다.

반면에 어린 쥐에겐 나이에 비해 빨리 늙는 조로현상이 찾아왔다.

2004년 하버드 대학 줄기세포·재생 생물학과에서 매케이의 생쥐 옆구리 꿰매 붙이기 실험을 다시 시작했다. 놀랍게도 같은 결과가 나왔다.

젊은 쥐의 혈액에선 흔하지만 늙은 쥐 혈액에선 보기 드문 GDF11 단백질이 늙은 쥐의 ‘노화 역행’(reverse aging)을 가져왔다는 사실을 알았다. GDF11은 줄기세포를 활발하게 유지해 준다.

GDF11이 많은 젊은 피를 늙은 쥐에게 주입하면 휴면기에 있던 줄기세포가 깨어나 건강한 조직을 만들어 늙은 쥐가 ‘나이를 거꾸로 먹는’ 결과가 나타나는 듯했다.

젊은 몸에서는 텔로미라제(telomerase)라는 효소가 텔로미어를 안전하게 보호한다.

연구팀은 그 생쥐의 텔로미라제 생산을 재개시켰다. 신체기관이 스스로 복원되기 시작했고, 뇌의 용량이 커졌고, 인지력이 개선됐으며 생식력이 돌아왔고 털에 다시 광택이 나기 시작했다. 드디어 젊음의 샘(fountain of youth)을 찾을 수 있을까?

GDF11이나 텔로미라제가 인간 임상실험 단계에 도달하려면 수년, 또는 수십년이 걸릴지도 모른다고 생각한다.

이러한 연구로 우리가 100세 시대를 넘어 150세 시대를 살게 될 날이 점점 가까워지고 있다. 그 때는 또 다른 사회적 문제를 유발할 수도 있겠지만, 건강장수를 꿈꾸는 많은 이들에게 희소식을 줄 수 있는 제약 개발이 되어 수년 내에 이런 약이 나오기를 내과 의사로서 희망한다.


문의 (213)480-77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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