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의 창] 우윤미 ㅣ 즐거움을 찾아서
2014-12-01 (월) 12:00:00
며칠 전 현대 무용 공연을 보러 갔다 왔다. 공연을 하는 내내 무용가는 고통을 표현하는 동작 하나 하나에 어찌나 신경을 썼던지 나 또한 공연을 보는 동안 마치 내가 그인 양 참을 수 없는 고통을 느낄 정도였다. 공연이 끝나고 관객들에게 인사를 전하는 그의 얼굴에서 성공적으로 끝냈다는 희열과 극도로 몰려 온 피로로 몸을 희미하게 떨고 있었다.
관람객들은 일제히 일어나 그에게 길고 뜨거운 박수 갈채를 보냈다. 자신의 일을 끝내고 나서 온몸이 덜덜 떨릴 만큼 무언가에 그렇게 몰입하기 위해서는 얼마나 많은 체력 소모와 정신적 고통을 감내해야 하는지는 말할 필요도 없을 것이다. 그러나 그들은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그것을 아름다운 예술로 승화해 낸다.
사람들이 비싼 표 값을 치르면서 공연을 직접 보러 가는 것도 그들에게서 나오는 무한한 힘과 그들이 쏟아 내는 그 혼을 함께 느끼고 싶어하기 때문일 것이다. 그들이 그런 초인적인 힘을 낼 수 있는 이유는 그들이 하는 일을 좋아하고 사랑하기 때문일 것이다.
논어(論語)에 知之者不如好之者, 好之者不如樂之者(지지자 불여호지자, 호지자불여락지자)라는 구절이 나온다. 이 말은 ‘공부를 어떻게 하는지 알고 있는 사람은 공부를 좋아하는 자를 따라올 수 없으며, 공부를 좋아하는 자도 공부를 즐거움으로 여기는 자를 따라올 수 없다”라는 뜻이다. 공부를 다른 말로 바꾸면 어떤 일에도 해당될 수 있는 말로 어떤 일을 진정으로 즐기며 하는 것의 중요함을 나타낸다.
그런데 여기서 생각해 보아야 할 것은 어떤 일을 즐거움으로 여기기 위해서는 즐거움을 찾으려는 노력이 따라야 한다는 것이다. 성인으로 불릴 만큼 지혜로웠던 공자가 이 말을 그냥 했을 리가 없다. 따분하기 짝이 없는 공부에도 즐거움이 있으니 찾으라는 얘기였으리라고 생각한다.
어떤 일에 전문가라고 불릴 만한 사람들은 모두 자신이 하는 일 속에서 즐거움을 찾았던 것이리라. 그 즐거움을 찾는 순간 그 일은 지루한 일이 아닌 유희가 되고 그 기쁨은 원동력이 되어 그 일을 더 잘할 수 있게 해주는 단순한 이치. 그 동안 왜 그것을 모르고 살았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