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의 창] 지맑음 ㅣ 북간도를 다녀와서
2014-11-20 (목) 12:00:00
김좌진기념사업회에서 매년 실시하는 청산리역사대장정을 통해 나를 포함한 대학생팀 64명은 지난 6월 말 8박 9일 동안 중국 단동, 집안, 화룡, 용정, 연길, 해림, 하얼빈 및 백두산을 다녀왔다. 오랫동안 미국에 살면서 우리 나라의 민족의식이라는 개념이 와닿지 않은 채 살아가고 있었는데 이번 청산리역사대장정은 내 안의 민족정신에 불을 지피고 진취적인 도전정신을 바탕으로 한 애국심으로 뜨거운 눈물을 흘리게 한 생생한 현장 체험이었다.
이 대장정은 대한민국이 지금토록 성장하기까지 얼마나 우리 조국을 위해 독립운동을 벌이며 목숨도 아깝지 않게 바치셨던 김좌진 장군을 비롯한 수없이 많은 영웅들의 업적이 있었는지 보고 느끼는 너무도 귀해 돈으로는 환산할 수 없는 시간이었다.
그 와중에 보게 된 광개토대왕 비는 아주 열악한 환경에 비치되어 더 나은 보존 환경이 절실함에도 아무런 조치가 취해지지 않고 있는 상황에 분했다. 그뿐만 아니라 그곳의 조선족은 중국의 소수 민족이었다는 옳지 않은 소개 글이 한글로까지 적어 놓은 안내판에 쓰여져 있었다. 백두산에 올라가는 입구에는 백두산이라는 이름 대신 자리를 차지하고 있던 장백산이라는 간판과 백두산을 통해 굉장한 관광 산업을 벌여 이익을 보고 있는 중국 땅을 내 눈으로 직접 보면서 씁쓸한 마음을 감출 수 없었다.
훗날 우리 청년 횃불들이 한마음 한 뜻이 되어 평화와 정의를 추구하며 역사 왜곡을 바로잡고 더 밝은 미래를 만드는데 앞장서는 글로벌 리더들이 되길 바라는 마음이 더욱 간절해졌다. 무엇보다도 압록강에서 보이던 북한은 헤엄쳐서 힘들이지 않고 닿을 수 있을 것 같을 만큼 가까웠다. 그러나 갈 수도 없고 그나마 가까이서 볼 수 있는 방법은 이렇게 중국에 가서야 가능하다는 사실이 참 슬펐다.
그래서 내 눈엔 그 강물의 색과 그 흐름은 슬픔으로만 가득했다. 이런 역사대장정 같은 기회를 접하기가 어려운 미국에 사는 주위의 한국 청년들에도 우리의 정체성을 뜨겁게 상기시키고 그 과거와 앞으로의 주권 지키는 것이 얼마나 중요하고 아름다운 일인지 알려주는 계기가 되었다.
앞으로도 계속해서 청산리역사대장정 같은 행사를 통해 많은 한국에 있는 학생들 뿐만 아니라 미국에 있는 한인 학생들까지 이와 같은 큰 다짐과 배움을 얻을 수 있기를 소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