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의 창] 이슬비 ㅣ 스포츠의 열기
2014-11-11 (화) 12:00:00
10월 말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캔자스시티 로얄즈가 마지막 파이널 경기를 치렀다. 투수 범가너의 활약으로 9회 말 3:2로 결국 자이언츠가 월드 시리즈 우승컵을 거머쥐었다. 특별히 응원하는 팀이 없었지만 우리 동네 팀이 이겼다니 괜스레 기분이 좋았다. 지난 일요일에는 리바이스 경기장에서 열린 미식축구 경기를 관람하고 왔다.
요즘 한국에서도 스포츠에 대한 열기가 대단하지만 아직까지 미식축구에 대한 관심은 그렇게 뜨겁지 않은 것 같다. 미국 사람들에게 미식축구는 가장 인기 있는 스포츠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추수 감사절 다음으로 미국에서 음식 소비량이 가장 높은 날이 미식축구의 마지막 파이널 경기가 있는 슈퍼볼 선데이라고 한다. 이 정도라면 미식축구에 대한 열기를 쉽게 가늠할 수 있을 듯하다. 미식축구의 별미는 경기 전 야외에서 즐기는 테일링 파티다. 테일링 파티는 경기 전 주차장에서 바비큐, 핫도그, 맥주 등을 가져와 먹고 즐기는 야외파티이다. 주차장은 이미 샌프란시스코 포티나이너스 상징인 붉은색 옷을 입은 사람들로 가득 차 있었다. 어떤 사람은 대형 티브이를 가져온 사람도 있었고, 심지어 오픈 바를 설치한 사람도 있었다.
‘역시 미국사람들 통한번 크군!’ 그 규모에 크게 놀란 나는 사진 찍기에 바빴다. 테일링 파티가 끝난 후 사람들과 함께 경기장으로 향했다. 경기장은 이미 붉게 물들어 있었다. 그 모습은 2002년 한,일 월드컵 때 보았던 거리응원경기를 생각나게 하였다. 경기 중 터치다운이 나오면 사람들 모두 자리에서 일어나 ‘렛츠 고 나이너스!’를 외치며 승리를 기원하였다. 포리나이너스의 열정적인 응원에도 불구하고 경기는 세인트 루이즈의 승으로 끝이 났다.
응원하는 선수가 없어도, 경기 방법을 몰라도 그저 그 자리에 있었다는 이유로 벌써부터 미국의 생활에 잘 적응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다민족, 다문화 국가인 미국에서 스포츠는 사람들을 한대 묶는 다리의 역할을 한다. 야구, 미식축구, 아이스하키, 농구 등 그 종류도 다양하다. 누군가가 미국문화에 쉽게 적응하는 방법을 물어본다면 나는 두말없이 스포츠를 권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