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신해선 칼럼] 개성보쌈 찌개김치

2014-10-28 (화)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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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 카미노 메뚜기 촌 한국 식당가에 약간의 변화가 올 것 같다. 올해 안에 새로 여는 식당이 두 개 내지 세 개가 될 것 같고 기존 식당의 주인과 메뉴 변경도 최소한 두 곳은 될 것 같다.

그래서?누군가가 이럴 거다. 한국식당 새로 열어봤자 거기서 거기고 메뉴 바꾸어 봤자 거기서 거기라고 한다. 기대감속에 오는 기다림이 희박 하고 또 바뀌는 메뉴가 무엇인지 새로 여는 식당의 주 메뉴가 무엇인지 하는 그런 호기심도 끌어내지 못한다. 다시 말해서 한국 식당의 존재 값어치가 존재하는 만큼의 대접을 못 받는다고 말할수도 있겠다. 그 이유? 다음 질문.

반면 Tyler Florence 가 미국의 어느 도시에 식당을 새로 연다 하면 최소한 그 동네 에서는 흥미진진한 뉴스거리가 된다. 그리고 어떤 메뉴로 어떤 음식을 선보이는지 기다리게 된다. Thomas Keller 가 새로운 식당을 연다 하면 그게 어느 도시이건 어떤 메뉴이건 미국 전체의 뉴스가 될 수도 있다.


그리고 행운의 손님들은 장원 급제라도 한 듯 예약한 식탁에 앉아 풀 몇 조각 섞인 그의 ‘특별’ 샐러드 한 접시 아니면 ‘그날’ 의 스프를 시작으로 즐거운 고공 식도락 행진이 시작된다. 그시각 메뚜기촌 어느 한국 식당에서는 그날의 그곳 다른 식당 스프나 특별 샐러드 반 정도의 값으로 메뉴의 풀 코스 전쟁이 치러진다.

밥 더 달라 김치 달라, 밑반찬 이거 달라 저거 달라, 냉수 달라 더운물 달라 등등 달라는 주문은 여기저기서 아우성인데 이를 만족 시키기에는 역부족이다. 도저히 물리적으로 불가능한 딸리는 일손이다. 두 세명 일하는 사람들이 북치고 장구치고, 전화로 오더 받고, 그러다 보니 돈내고 나오기도 힘든다.

‘엘 카미노에 새로 여는 식당 셰프가 크리스틴 박 이래.’‘그래? 얘 기다려진다. 언제 문을 연다니?’크리스틴 박 이 누군지는 모르지만 이런 대화가 필요하다. 주방장 이름 만으로도 유명세를 탈 수 있는 식당문화가 이루어져야 된다. 우리 한식이 세계로 뻗치기 전 내부정리부터 해야될 것 같다. 고질적인 한국식당 문화권에서 차별화를 하는 거다.

그러기 위해서는 pack 에서 벗어난다. 순대공장 대열에서 벗어 나는거다. 우선 값도 Upgrade 해야 되지 않을까. 어느식당 샐러드 반값으로 풀코스 전쟁 치른다는 건 공평 하지가 않다. 당연히 서비스와 분위기도 Up-Up-Upgrade 해야 될거다. 밑반찬은 싹쓸이 한다. 두 가지나 세 개쯤 A la carte 로 선택한다. 모든 Re-Fill 에는 비용이 따른다. 굿바이 공짜, 낭비도 굿바이.

개성보쌈 찌개김치.

보쌈김치 가 통채로 요리된다. 음식 이름이야 쉬운걸로 바꾸면 된다.

크리스틴 박 같이 떠오르는 셰프들이 레시피 개발을 해야 된다. 전형적인 김치찌개에서 벗어나는거다. 통김치 찌개.

잘 익은 통김치 밑 부분을 잘라서 가운데를 후벼낸다. 일종의 김치 사발이 된다. 그 안에 각종 재료를 섞어 찌개를 만드는거다. 김치찌개에 따라오는 의심도 싹 가신다. 두 개 다 실험해 보았다. 원더풀! 엄지 손가락이 올라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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