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여성의 창] 박현숙 ㅣ 무지 고맙다, 딸아

2014-09-18 (목)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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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맘엔 항상 애기로만 생각되던 딸아이의 손 편지를 받았다. 고등학생일 때 난 울 엄마에게 어떤 딸이었을까? 난 엄마인데도 엄마가 그립다. 한없이 그립다. 사랑해요 엄마! 자주 연락 못 드려 죄송해요.

(아래는 딸이 보낸 편지 내용)안녕하세요, 엄마?우린 매일 보는 사인데 이렇게 편지를 쓰려고 하니까 조금 쑥스럽기도 하고 어색하기도 하지만 이 편지을 통해 엄마께 못했던 말을 전했으면 해요. 오히려 매일 같이 있으니까 해야 할 말들, 그리고 하고 싶었던 말들을 못한 것 같아요. 서로 매일 너무 피곤하다보니 하고 싶은 말은 못할망정 괜히 마음에 없는 말을 해서 엄마를 속상하게 했던 것 같기도 해요.

첫 번째, 이 말은 정말 아무리 해도 부족한 것 같아요. 저를 위해 많은 것을 희생하시는 엄마, 너무 감사해요. 미국이란 낯선 땅에 와서 저희 가족을 위해 열심히 일하시는 모습을 볼 때마다 느끼는 거지만 이렇게 멋진 엄마를 둔 저는 정말 축복 받은 것 같아요.


제가 뭘 해도 항상 110프로의 에너지로 저를 도와주신 엄마, 하지만 안 되는 건 절대 안 된다고 해주신 엄마. 물론 가끔씩 다투기도 하고 서로 의견이 같지 않을 때도 있지만 항상 한 발짝 한 발짝 같이 해주셔서 너무 감사해요. 앞으로 행복한 날들은 물론 힘든 날들도 언제나 엄마랑 함께 할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두 번째, 걱정을 너무, 너무 많이 하시는 엄마. 이젠 제 걱정 좀 그만하세요. 아직 많이 어리지만 저도 이제 18살인걸요. 지금은 학교 성적, 대학원서, 등등 때문에 스트레스를 많이 받지만 그래도 혼자 잘해낼 수 있어요. 엄마가 제 걱정 때문에 힘들어 하시는 것을 보면 너무 죄송해요.

가끔씩 힘들어서 울거나 친구들이랑 놀 생각만 할 때도 있지만 하루가 끝나면 꼭 엄마 품속으로 돌아오고 싶은 게 제 마음인걸요. 저도 이젠 엄마한테 의존만 하지 않고 엄마께 힘이 되는 딸이 되려고 노력할게요. 그러니 제 걱정 그만하시고 이젠 엄마도 엄마자신을 위한 시간을 많이 가졌으면 해요.

마지막으로, 사랑해요. 아무리 좋은 친구를 만나도 엄마만큼 소중한 친구는 없는 것 같아요. 제 마음속엔 엄마가 항상 ‘넘버원’인거 잊지 마세요! 앞으로도 서로 다투는 일, 제가 짜증내는 일도 있겠지만 아무리 그런 일이 있더라도 제겐 엄마가 이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사람이라는 사실 기억하세요. 엄마 사랑해요, 엄마 제 목소리 들리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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