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의 창] 신수진(코윈 회원) ㅣ 친구의 하소연 & 신문고제도
2014-03-14 (금) 12:00:00
어렸을 적에는 왜 그리도 외우기 숙제를 그리도 싫어했고 무관심했었을까… 특히 국사/역사 과목은 XXXX 싫어했고 외우기 숙제는 땡땡이 치는 날이 허다했다. 그때 좀더 노력했더라면 많은 정보를 암기하는 재능이 향상되어 내게 이로운 점이 많았을텐데… 문득 우리나라의 고전 시대의 역사와 삶, 그리고 그 시대에 억울함을 당했던 평민을 위해 있었던 ‘암행어사와 신문고제도’ 가 생각난다 .
한인들은 이민생활에서 목돈마련을 위해 ‘계’를 드는 것으로 알고 있다. 얼마전 친구 한 명이 본인의 곤란한 사정을 하소연했다. 곗돈을 두번이나 타간 계원이 Promissory Note(돈을 갚겠다는 증서)를 공증까지 해서 싸인해줬음에도 불구하고 차일피일 미루기만 하고 10년이 되도록 돈을 갚지 않고 전화를 피하고 있다고 한다. 멀리 도망간 것도 아니라서 돈을 갚을 것을 요청하면 오히려 협박해 오랜 세월 정신적 경제적으로 피해를 당하고 있다는 말도 했다.
아이러니하게도 거액의 돈을 빌려간 사람은 동포사회 단체 활동을 활발히하면서, 각 기관에 도네이션도 많이 하는 이라며 신문에 나온 사진까지 보여준다. 그러나 정작 돈을 빌려간 사람에게는 ‘코끼리에게 옥수수 한 톨’ 주듯 몇년전에 작은 액수 딱 한번 준 것 외에는 피해자에게 사죄의 표현도 없을 뿐더러 오히려 연락하지 말라고 협박할 뿐이라고 한다.
이 시대에 과거 우리의 역사에 존재했던 ‘암행어사’가 친구의 사연을 들었다면 어떻게 이 상황을 해결했을까… 그리고 힘없고 억울하게 당하고 있는 평민의 아픔과 서러움을 북을 힘껏 내리치며 하소연할 수 있는 제도가 현 시대에도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이런 일들이 그저 남의 일처럼 느껴지지 않는다. 아픔을 겪어보지 않은 사람은 남의 아픔을 이해하지 못할 수 있다. 나는 계는 들어보질 않았지만 피땀 흘려 애써 모은 돈을 빌려줬다가 내가 경제적으로 곤경에 처하게 되는 뼈아픈 경험이 있었기에 난 그 친구가 얼마나 힘들어하고 아파하고 있는지 이해할 수 있다. 돈을 빌려간 사람은 하루속히 돈을 갚아주고 피해자에게 진심으로 사죄를 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두분 모두에게 해피 엔딩이 있게 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