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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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신학의 보석을 캐는 광부들

2013-12-11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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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년에 창립된 국제성경연구원이 10주년을 기념해 발행한 논문집 ‘워싱턴 성경 패러다임’은 필진이 워싱턴에서 활동하고 있는 목회자들이다. 미주 한인들을 대상으로 목회를 해왔거나 하고 있는 분들의 글이라는 뜻은 자신의 깊은 신학적 연구에 이민자로서의 삶과 경험이 녹아 있다는 말이다.

그것도 한 사람이 아니고 12명의 필진이 각기 다른 분야를 심도 있게 분석하고 종합했을 때 퍼즐을 맞추듯 하나의 멋진 그림이 나타난다. 연구실에서만 위대한 신학이 탄생하는 것이 아니라 조국에서 아브라함처럼 부름받아 미국 땅에 뿌리를 내리고 살아가며 말씀의 보석들을 캐어내는 한인 목회자들은 ‘이민신학’의 토대를 형성해 가는 광부의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셈이다. 그런 면에서 성경을 보는 패러다임에 ‘워싱턴’ 방식이 있을 수 있다는 가설은 수긍이 된다.

게다가 수록된 논문들은 국제성경연구원이 매달 개최하는 모임에 필자들이 강사로 초청돼 발표했던 것들이다. 문자라는 딱딱한 매개체로 독자를 만나기에 앞서 청중 앞에서 살아 있는 생명체처럼 호흡으로 전달됐고 적절한 질의와 비판도 거쳐 더욱 다듬어졌다.


김윤국 목사(성경강해-구약의 전도서), 김택용 목사(워싱턴 한인교계의 뿌리를 찾아서), 문경원 목사(이스라엘 사람들의 찬송음악), 박덕준 목사(말일 성도 예수 그리스도 교회의 신관 비판) 등 원로들이 참여했고 성경 읽기 캠페인을 왕성히 전개하고 있는 김양일 목사(성경통독에 관하여)의 실제적이고 실용적인 제언의 글도 눈에 띈다.

박상섭 목사는 목회 현장에서 접하게 되는 상담 문제(아브라함 가정을 통해 본 목회 상담)를 성경적으로 다뤘고, 손상웅 목사는 선교의 명령이 성경에서 나오듯 방법 역시 성경에 근거해야 함(단기선교-성경적 기초 및 역사)을 강조했다.

송인도 목사는 현대인들의 손에 성경이 쥐어지기까지 고대 사본들이 어떻게 취합 정리됐는지를 흥미롭게 다뤘으며(사본의 증언), 신동수 목사는 종말이라는 이슈를 역사에 나오는 세 개의 사건에 비유해 풀어갔다(세 개의 사과와 지구 최후의 비밀).

한국에서 최근 열린 WCC 세계대회를 이해하는데 큰 도움을 주는 양광호 목사의 논문(WCC의 실상과 에큐메니컬 운동의 허상), 요한복음을 통해 성삼위일체 하나님을 소개하는 장국원 목사의 논문(역사의 기적, 그리고 삶과 영원의 지표), 신앙은 교육이라고 주장하는 정병완 목사의 논문(하나님의 교육·Educatio Dei)도 독자를 깊이 생각하게 한다.

국제성경연구원의 세 번 째 논문집인 ‘워싱턴 성경 패러다임’에는 국제성경연구원 약사와 영문 정관도 수록돼 있다.

쿰란 간.

<이병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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