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예수요, 당신을 정중히 초대하오”
2013-09-26 (목)
힐링 드라마 ‘예수와 함께한 저녁식사’, 내달 3·4일 노바 커뮤니티칼리지
언젠가는...
기다림이라는 설레임 속에 인간은 다음 날 아침 다시 눈을 뜬다. 하지만 사무엘 베케트가 쓴 ‘고도를 기다리며’에서 연극의 막이 내려올 때까지 ‘고도(Godot)’가 끝내 오지 않듯 실망은 예고된 것. 그래도 인간은 다시 한 번 속는 길을 택한다.
어느 날 초대장 하나가 날아들었다. ‘아 이걸지도 몰라’ 막연한 기대 속에서 봉투를 뜯는 손 끝에 가벼운 흥분이 전달된다.
“나사렛 예수와의 만찬에 당신을 초대합니다.”
“쳇, 혹시나 했더니…” 더 이상 읽어볼 필요도 없이 “노 땡큐”다. 긴 머리와 수염에 샌들을 신고, 홑이불을 입고 다녔던 2000년 전의 시골 청년이 저녁 식사에 초대했다고? 이건 정말 아닌 듯싶다. 그런데 정말 ‘아니올시다’ 일까?
평범하고 지루한, 아니면 너무 바빠 매일매일 내몰리는 일상의 흐름을 깨는 도발적인 연극이 다음 달 공연된다.
10월3일(목)과 4일 저녁 7시30분 노바 커뮤니티 칼리지 대강당. 데이비드 그레고리의 화제작 ‘Dinner with a perfect stranger’를 영화 ‘물고기자리’를 만든 김형태 감독이 무대에 올렸다.
원래 비즈니스 세계에 몸담고 있다가 ‘근원적인 진리’를 찾고 싶어 다시 종교와 커뮤니케이션, 신학을 공부했다는 저자는 ‘대화’가 자극적인 소음과 인터넷이 지배하는 문화 속에서 유일한 소통 수단이라는 생각에 이 책을 썼다. 이 생각은 적중했다. 미국 서점가에서 베스트셀러 반열에 올랐을 뿐 아니라 새로운 기독교 고전이라는 엄청난 평가도 얻고 있다.
“우리가 쉼 없이 찾아 헤매던 무지개 저 편 허상의 행복이 참 소망으로 바뀌는 마법과 같은 반전이 있습니다.”
예수와의 독대를 권유하는 김 감독의 말에 귀가 솔깃해진다. “청년 예수와 단 둘이서 따뜻한 빵과 고기와 와인을 나눕니다. 그가 이끄는 대화 속으로 걸어 들어가다 보면... 찾아 헤맸지만 보이지 않던 길이 조금씩 눈 앞에 펼쳐집니다.”
아 이쯤 되면 정말 거절하기 힘든 달콤한 유혹이다. 사실 김 감독의 말은 인간의 내면을 들여다 본 사람만이 할 수 있는 권유다. 자신도 예수의 초대를 응했다가 수지맞은 사람이다.
이장호 감독의 영화에 출연했던 남동하 씨와 전강민 씨가 예수 역을 맡고 한호섭 씨와 케빈 한 씨가 남자 주인공 남궁선 역을, 그 아내 역을 최현주, 장양희 씨가 연기한다. 매니저는 캐런 박과 로버트 강, 웨이트리스는 이영주 씨의 연기로 소화된다. 기획은 이준현 씨가 맡았다.
“한 편의 강렬한 공연이 수십 권의 책보다, 어떤 저명한 강의보다 파워풀 하다”는 김 감독의 호객 행위에 ‘또 속으면 어쩌나’ 하면서도 뿌리치기 힘든 이유는 예수가 냄새나는 촌구석 청년 그 이상일지 모른다는 불안한 예감 때문이다.
열린문교회의 열린문문화원이 제작했다.
문의 (703)431-4233
주소 Erenst Cultural Center
8333 Little River Tnpk.,
Annandale, VA 22003
<이병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