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D 주택 가격 하락할 듯
2013-08-12 (월)
압류 주택 매물이 크게 증가해 메릴랜드가 제2의 주택 경기 위기를 맞을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올해 들어 1월과 6월 사이 메릴랜드는 전국에서 주택 압류율이 가장 낮은 곳에서 3번째로 높은 지역으로 뛰어 올랐다. 압류 매물 증가로 주택 가격이 다시 하락세로 접어들 가능성도 지금으로선 배제할 수 없는 일이다. 주택 압류 전문가나 주정부 당국자들은 이미 2010년부터 이 같은 결과를 예측해 왔었다. 이 같은 현상은 지금까지 주 정부 차원에서 주택 압류를 막기 위해 조치를 취해 온 것이 이젠 한계 상황에 도달했기 때문이다. 주택 융자를 해 준 채권자 은행들이 상환 불능 상태에 있는 채무자들의 주택을 더 이상 두고만 보고 있으려 하지 않은 지점에 이르렀다. 올해 1분기 메릴랜드에서는 9,339건의 주택 압류가 신청됐다. 이는 지난해 총 신청된 건수보다 두 배가 넘는 수치다. 압류 매물 증가가 특정 지역에 집중돼 있지 않고 곳곳에 산재해 있다는 것도 주목할 만 하다. 지난 번 주택 시장 위기 때에는 프린스 조지스 카운티와 볼티모어에 압류 매물이 많았으나 지금은 다르다. 프레드릭과 몽고메리 카운티 등 서부 지역에서 하포드, 앤 아룬델, 찰스, 캘벗 카운티 등 동부 해안 지대에 이르기까지 압류 매물이 증가하고 있다. 경기 회복이 본궤도에 올라 있지 않거나 실업률이 높은 지역은 압류 매물 증가 현상이 더 심하다. 올해 들어 메릴랜드에서 압류 매물이 크게 증가한 것은 타주에 비해 압류 처리 과정이 긴 것과 관련이 높다. 메릴랜드는 버지니아와 달리 채권 은행에서 주택 압류를 하기 위해서는 우선 법원의 허락을 받아야 한다. 또 융자금 상환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주택 소유자들로 하여금 집을 쉽게 포기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 주 의회가 압류 처리 기간을 길게 하는 조치들도 마련했다.
부동산 정보업체인 리얼티트랙(RealtyTrac)의 자료에 따르면 메릴랜드는 한때 전국에서 주택 압류 처리에 소요되는 기간이 가장 짧은 주 중 하나였으나 이 같은 조치들로 지난 6월 현재 그 기간이 평균 575일로 늘어났다. 대조적으로 버지니아는 압류 처리 기간이 현재 평균 184일로 전국에서 가장 짧다. 압류 처리 기간을 감안할 때 요즘 나온 압류 매물들은 대부분 지난번 주택 경기가 침체될 때부터 융자금 상환에 압박을 받아 온 것들로 분류된다. 그동안 압류가 잠재돼 왔던 매물이 갑자기 쏟아져 나오자 프린스 조지스 카운티 등 물량이 많은 곳은 주택 가격이 떨어지고 또 장기화 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크다. 하지만 부동산 전문가들은 매물 증가로 주택 가격이 하락하더라도 지난번의 주택 시장 위기 때보다는 강도가 약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주정부 자료에 따르면 주택 시장이 극심한 침체기를 겪었던 2009년 4분기의 경우 압류 신청 건수가 1만6,788건이나 됐으며 그해 총 5만 건 의 신청서가 접수돼 가격 폭락을 가져 왔었다. 리얼티트랙의 다렌 블럼퀴스트 부회장은 “주택 가격이 꽤 바닥세를 나타내 온 것으로 인식되고 있다”며 “(가격 하락을 더 기다리는 심리가 사라져) 이들 압류 매물들은 신속히 거래가 이뤄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게다가 융자금 상환을 제때에 하지 못하고 있는 주택 소유자들이 줄고 있어, 압류 매물 증가가 일시적 현상으로 예상되는 점도 가격 하락의 폭이 크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을 뒷받침 하고 있다.
<안성중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