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운트 레이니어 정상서
2013-07-17 (수) 12:00:00
한국 전통 ‘살풀이 춤’을 추다
무용가 엄주윤씨 일행 3명과 정상 등정 뒤 퍼포먼스
시애틀지역의 한인 여성 무용가가 미국 최고봉 가운데 하나인 마운트 레이니어 정상에 올라 한국 전통무용인‘살풀이 춤’을 추는 퍼포먼스를 펼쳤다. 주인공은 시애틀지역 산악회인 청일 알파인클럽 소속으로 현재 긱 하버에 거주하는 엄주윤 씨이다.
엄 씨가 전문 산악인 염승찬씨, 사진작가 문병환씨, 신혜숙씨 등 청일 알파인클럽 소속 대원들과 함께 미 본토에서 두번째 높은 Mt. 레이니어(해발 1만4,410피트) 등정에 나선 것은 지난 14일 자정 무렵이었다.
전날인 13일 베이스 캠프인 캠프 셔먼(Camp Schurman)에 도착해 만반의 준비를 갖춘 대원들은 수차례 레이니어 등정 경험이 있는 염승찬 대장의 인도로 등정에 나서 9시간30분만인 14일 오전 9시30분께 정상 정복에 성공했다.
숙명여대 대학원에서 한국 무용을 전공한 엄주윤씨는 정상 정복에 성공한 뒤 곧바로 등산복에서 하얀 한복으로 갈아입고 함께 정상에 오른 세계 각국 산악인 20여명이 보는 앞에서 5분 동안 살풀이 춤을 시연했다.
엄씨는 “서북미지역의 광대하고 아름다운 산이 한국전통 무용이 추구하는 정서인 ‘인간 내면 세계와 자연의 조화’라는 면에서 일치한다는 점에 착안해 이번 퍼포먼스를 기획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한국 중요무형문화재 제97호로 지정돼 있는 ‘살풀이 춤’은 독하고 모진 기운인 살(煞)을 풀기 위한 고대 신앙의 무속 의식과 현실적인 액(厄)을 제거해 행복을 기원하는 전통무용으로 한국적인 아름다움이 깊이 배어 있다.
이날 엄씨의 살풀이 춤을 본 각국의 산악인들은 하늘과 닿을 듯이 높은 고봉에서 펼쳐지는 춤을 신기한 듯 감상한 뒤 “원더풀!”을 연발해 한국 전통 예술을 알리는데도 한몫 했다고 엄씨는 전했다.
이번에 두번째로 마운트 레이니어 정상에 오른 엄씨는 9월중에는 Mt.아담스에, 내년 4월중에는 본토 내 최고봉 Mt. 휘트니 등 고도 1만피트 이상의 고봉에서 부채춤과 태평무 등 한국 전통무용을 펼칠 계획이다.
한편 올해 환갑인 문병환씨와 신혜숙씨는 올 초부터 고산 등정 훈련을 쌓은 끝에 이번에 생애 처음으로 Mt. 레이니어 정상 등정에 성공했다.
황양준기자 june66@korea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