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인 체포 인종 간 비율 격차 커
2013-07-13 (토)
워싱턴 DC 경찰에 체포된 범죄자들의 인종 간 비율이 큰 차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워싱턴 민권 및 도시문제 변호사위원회가 12일 기자회견을 통해 발표한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경미한 마약 위반이나 사소한 범죄로 체포되는 흑인들의 비율이 거주 인구 대비로 볼 때 타인종에 비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DC에서 체포되는 성인 10명 중 8명이 흑인이다. DC 거주자를 인종별로 구분할 때 흑인과 백인이 각각 47%와 43%를 차지하고 있음을 감안하면 이는 적잖은 불균형에 해당한다.
특히 단순 마약 소지 혐의로 체포되는 자들은 10명 중 9명이 흑인으로 파악됐다. 또 치안 문란 행위로 입건되는 이들도 이와 비슷하게 10명 중 8명이 흑인인 것으로 드러났다.
WLC 로데릭 보그스 대표는 “이 같은 현상은 아프리칸 아메리칸 주민들 상당수를 범죄자로 만드는 결과를 초래하게 된다”고 말했다.
WLC는 이번 연구와 관련해 구체적인 정책 제안은 하지 않았으나 당국이 이에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음을 시사했다. 보고서는 2009년에서 2011년까지의 체포 통계를 고려하면 “경각심을 가져야 할 때”라며 범죄를 줄이는 전략을 세우고 체포 관행을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보그스 대표는 “경찰이 생명에 위협이 되지 않는 범죄를 다루는데 지나치게 너무 많은 시간을 사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와 같은 주장에 대해 DC 경찰당국의 입장은 다르다. DC 경찰당국은 지금까지 WLC의 보고서와 유사한 결론을 냈던 연구조사들에 대해 DC 흑인 지역에서 범죄율이 가장 높다는 사실을 간과한 편파적인 연구물들이라는 비판적인 입장을 표명해 오고 있다.
경찰 당국에 따르면 특히 아나코스티아 강 동부 지역의 경우 2012년 DC 살인 범죄 88건 중 거의 절반에 해당하는 43건이 발생했다. 이 지역은 지난해 DC 강력 범죄 중 약 40%가 일어난 곳이기도 하다.
경찰 관계자들은 또 마리화나 소지 같은 경미한 마약 범죄는 특별히 누구에 초점을 맞춰 검거하는 일은 없다고 말했다. 이들은 다만 흑인들에 대한 검거 비율이 높은 것은 우범 지대에 대한 순찰 인력 증강과 관계가 있다고 말했다. DC 경찰은 오랫동안 우범 지대로 방치돼오던 지역의 경우 주민들이 치안 유지를 위해 요청을 자주 해 오면 순찰 인력을 늘리고 있다.
<안성중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