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인 운전자 인종차별 소송에 주 정부 5만5천불 합의금 지불키로
마틴씨 “인종적 편견따른 수색은 민권위반” 주장

메릴랜드 주정부가 인종 차별 소송에 휘말리자 합의금을 건네는 것으로 일단락지어 관심을 끌고 있다.
볼티모어 선의 최근 보도에 의하면 주 법무부는 아프리칸 아메리칸인 데이빗 마틴 씨가 고속도로 선상에서 주 경찰에 의해 차별대우를 받았다며 낸 소송에 대해 5만5천 달러의 합의금을 지불하기로 했다. 주 법무부의 이 같은 결정은 마틴 오말리 주지사와, 피터 프랭콧 감사원장, 낸시 콥 재무부 출납국장 등으로 구성된 공공사업위원회에서 승인됐다.
필라델피아 거주자인 마틴 씨는 2009년 10월 세실 카운티의 인터스테이트 95번 선상에서 과속 등의 혐의로 경찰 단속에 걸렸다. 경찰은 마틴 씨의 차를 세운 뒤 마약 소지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차를 뒤졌으나 아무 것도 찾아내지 못했다. 경찰은 이어 마틴 씨의 몸을 수색해 허리춤에서 총알이 장전된 권총을 발견했다.
당시 경찰은 마틴 씨를 권총 불법 소지 혐의로 입건했으며 그는 자신이 소지한 권총은 펜실베이니아에 합법적으로 등록돼 있다는 주장을 폈었다.
그해 12월 마틴 씨는 세실 카운티 지방법원의 소환을 받고 출두했으나 주 경찰은 그에 대한 혐의를 취하했다.
마틴 씨의 소송은 지방 법원 출두 이후에 벌어진 또 하나의 사건이 발단이 됐다. 마틴 씨는 법원에서 나온 뒤 95번선상을 달리다 처음 수색을 받았던 곳과 거의 같은 장소에서 또 다시 과속 혐의로 경찰의 수색을 받았다. 마틴 씨는 시속 65마일 구간에서 73마일로 달린 혐의를 받았다.
연속해 두 번씩이나 같은 일을 당한데 대해 격분한 마틴 씨는 주 경찰이 자신을 수색한 것은 인종적 편견에 기인한 것으로 민권 위반이라며 2011년 주 정부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마틴 씨는 소송에서 경찰의 첫 번째 수색은 불법적인 것이었다고 주장했다. 마틴 씨는 불법 소지한 물품이 없었는데도 불구하고 구금돼 계속 수색을 받았다고 말했다.
마틴 씨의 변론을 맡았던 세스 로젠블랏 변호사는 이번 합의는 주 경찰의 수색 관행에 문제가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지난 수십 년 간 주 경찰이 I-95선상에서 특히 아프리칸 아메리칸이나 히스패닉 운전자들을 자주 세워 차량 수색을 하고 있다는 비난이 나온다.
한편 주 정부 측에서는 법원에서 마틴 씨의 주장에 반론을 펴고자 하면 합의금을 주는 것보다 비용이 더 들 수 있다는 판단에 따라 합의를 보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안성중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