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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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울증 약 이상한 부작용, 과연 진짜 이유는…

2013-02-08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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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작용 (Side Effects) ★★★(5개 만점)

우울증 약 이상한 부작용, 과연 진짜 이유는…

에밀리(루니 마라·왼쪽)와 마틴(채닝 테이텀)이 함께 정신과 의사와 상담 중이다.

교묘하게 짜여진 플롯
뜻밖의 스릴러에‘ 깜짝’

처음에 영화를 볼 때는 제약회사의 비리를 고발하는 드라마 같은데 중간쯤에 가서 충격적인 장면이 발생하면서 본격적인 스릴러로 모양을 바꾸기 시작한다. 그리고 나서도 끝날 때쯤에나 가서야 진짜 플롯이 드러나는 교묘하게 짜인 영화다. 거의 속은 것처럼 농락당한 기분이 느껴질 만큼 배배 꼬인 각본과 이런 내용을 빈틈없이 직조한 연출력이 영특하다.

스티븐 소더버그가 자기의 마지막 영화라고 말한 미국 사람들의 지나친 약에 대한 의존도를 비판 풍자하고 아울러 정신과 의사들의 오류와 비리 그리고 인간의 탐욕을 음침하고 날카롭게 해부한 드라마이자 스릴러. 주인공이 우울증 환자인데다가 약에 심하게 의존하면서 갖가지 부작용에 시달려 영화가 음습하지만 매우 지적이요 흥미 있는 작품이다.


처음에 뉴욕의 한 아파트의 피가 묻은 마루를 카메라(소더버그가 피터 앤드루스라는 가명으로 찍었다)가 보여준 뒤 얘기는 3개월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28세난 광고 회사 직원 에밀리 테일러(루니 마라)가 교도소 앞에서 출소하는 남편 마틴(채닝 테이텀)을 맞이한다.

마틴은 투자전문 회사의 고급 간부로 내부자거래 죄로 형을 살고 나온 것. 마틴과 에밀리는 과거 요트까지 있는 부유한 생활을 했으나 지금은 작은 아파트에서 산다. 마틴은 사회에 재적응하려고 일자리를 찾아 애쓰는데 경제적 어려움과 남편 때문에 에밀리는 우울증에 시달린다. 에밀리는 약에 의존하나 점점 더 심한 우울증에 빠지다가 마침내 자해행위를 하기에 이른다.

그래서 마틴은 에밀리를 정신과 의사 조나산 뱅스(주드 로)에게 데려간다. 에밀리는 의사가 처방해 주는 여러 종류의 약들을 먹지만 상태는 악화되고 구토와 과도성욕 및 몽유병 같은 온갖 부작용에 시달린다. 전반부에 이런 부작용에 시달리는 에밀리의 모습이 집중적으로 조명돼 보기에 편치 않다.

한편 조나산은 에밀리가 과거에도 정신과 의사에게 치료를 받은 적이 있음을 알고 그녀의 과거 의사인 빅토리아 시벨(캐서린 제이타-존스)을 찾아간다. 그리고 빅토리아로부터 아블릭사라는 약을 소개받아 이를 에밀리에게 처방해 준다.

그러나 이 약을 먹어도 에밀리의 증세는 호전되지 않고 심한 부작용에 시달리다가 끔찍한 일을 저지른다.

여기서부터 얘기는 조나산의 견지에서 이어진다. 조나산은 자기가 처방해 준 약을 먹고 범행을 저지른 에밀리 때문에 비판과 함께 연구 중이던 프로젝트에서마저 축출되면서 누명을 벗기 위해 필사의 노력을 한다.

이제 서서히 에밀리의 우울증의 이유가 드러나기 시작하는데 그런데도 보노라면 과연 우리가 생각하는 것이 맞는지 안 맞는지를 모르게끔 알쏭달쏭하다. 의료 윤리와 사람들의 약물 의존 및 인간의 어두운 심리를 고찰한 영화로 실내에서 주인공들의 얼굴을 클로스업해 찍은 촬영이 매우 객관적이요 냉정하다. 음악도 효과적이다.


연기들이 모두 좋은데 특히 마라(‘용의 문신을 한 여자’ )의 공포 분위기마저 느껴질 만큼 차갑고 또 빈 구석 많은 연기와 로의 역경 속에서도 으스대는 듯한 연기가 돋보인다.

R. Open Road. 전지역


박흥진의 영화 이야기
hjpark@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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