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종준 변호사 “선천적 복수국적법의 맹점”…‘국적자동상실안’ 도입 절실

전종준 변호사가 10일 한 한인여성과 선천적복수국적 문제에 대해 상담하고 있다.
원정출산자와 병역기피자를 막기 위해 2005년 일명 홍준표법으로 불리는 선천적복수국적법의 허점으로 오히려 기득권은 빠져나갈 여지가 큰 것으로 파악됐다.
선천적복수국적 개정을 위한 제6차 헌법소원을 준비 중인 전종준 변호사는 “국적법 시행령을 통해 원정출산의 예외자를 인정하여 외국 단기 체류자 자녀는 만18세가 되는 해 3월 말까지 국적 이탈을 하여 병역 의무를 피할 수 있는 길을 열어 두어 현재까지 유지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전 변호사에 따르면 2005년 신설된 제12조 3항에 의한 원정 출산의 정의는 ‘직계존속이 외국에서 영주할 목적 없이 체류한 상태에서 출생한 자’이다. 여기서 어머니가 자녀에게 외국 국적을 취득하게 할 출산 방문 목적일 경우, 이를 ‘협의의 원정 출산’이라 하며, 병역 의무를 해야 자녀의 한국 국적 이탈이 가능하다. 그러나 국적법 시행령에서 부모가 유학, 공무 파견, 해외 주재, 취업 등의 정상 단기 체류자 신분으로 외국에 6개월 또는 2년 이상 체류시 출생한 자녀는 원정출산에서 제외된다. 이를 ‘광의의 원정 출산’이라 한다. 이런 원정 출산 예외자는 만 18세가 되는 해 3월 말까지 한국 국적을 이탈하면 병역 의무가 없어진다. 부모의 단기 비이민비자 체류 목적을 ‘외국에 영주할 목적’안에 포함시킨 시행령이 병역 자원의 손실에 대한 원인 제공 중 하나가 되고 있다는 것.
선천적복수국적 남성의 국적 이탈이 매년 증가 추세에 있는데 이들 중 상당수가 유학, 주재원 파견 등 해외 거주 요건을 충족한 원정 출산 예외 대상자로 추정되고 있다. 2024년 국적업무처리지침 제14조의2(원정출산 제외기준)의 개정안에서는 원정 출산 예외 규정을 더욱 명확하게 하여 증빙 서류만 제출하면 국적 이탈 승인률이 높아졌다는 지적도 있다. 즉 단기 체류자 자녀의 병역 의무 면탈을 위한 수단으로 국적 이탈을 하는 것은 오히려 제한하지 않는 맹점이 있다는 비판이다.
전 변호사는 “따라서 국회는 병역 의무 회피 방지를 위해 전형적인 원정 출산자와 원정 출산의 예외자를 동일하게 취급하여 병역 의무를 필하지 않는 한 국적 이탈을 못하게 법을 개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주장했다. 왜냐하면 단기 체류자 부모의 자녀가 국민으로서 병역 의무를 이행해야 할 시점에 한국 국적을 포기하는 기회주의적 행태가 허용되는 결과가 되어 병역 부담의 평등 원칙이 심각하게 침해되고 있기 때문이다.
반면 외국에 주된 생활의 근거를 두고 한국에 출생 신고도 되어 있지 않은 선천적복수국적 남자들에게는 국적 이탈을 하지 않으면 권리없는 병역 의무를 부과한 위헌적인 법은 21년이 지난 지금까지 방치된 상태로 남아 있다. 원정 출산의 예외자는 덮어두고, 병역과 무관한 이민 출산 2세를 복수국적자로 만들어 거주국에서의 공직 및 정계 진출에 족쇄를 채우는 것은 이율배반적 병무 행정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현재 국회에는 국적자동상실제 도입을 위한 초안이 ‘재미동포안’으로 검토 중이다. 그러나 병무청과 재외동포청에서는 다른 나라 동포가 반대한다면서 명확한 이유를 제시하지 않은 채, 현 상태를 유지하려는 입장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에 전종준 변호사는 국적법 15조에 새로운 조항을 신설하여 이민 출산 한인 2세와 원정 출산의 예외자를 확연히 구별할 수 있는 국적자동상실안을 제시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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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영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