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박왕열 마약공급책 태국서 송환…혐의 질문엔 ‘묵묵부답’

2026-04-30 (목) 08:1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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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텔레그램 활동명 ‘청담사장’…필로폰 등 100억원어치 마약 유통

▶ 경찰, 최씨 구속영장 신청 예정…朴과 마약거래·범죄수익 등 추가 수사

박왕열 마약공급책 태국서 송환…혐의 질문엔 ‘묵묵부답’

‘마약왕’으로 불리는 박왕열에게 필로폰 등 마약류를 공급한 혐의를 받는 최모씨가 1일(한국시간) 태국으로부터 강제송환돼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에 도착, 차에 타고 있다. 2026.5.1 [연합]

'마약왕'으로 불리는 박왕열에게 필로폰 등 마약류를 공급한 혐의를 받는 최모(51)씨가 1일(이하 한국시간) 태국에서 강제 송환됐다.

텔레그램에서 '청담', '청담사장' 등 활동명을 쓰던 최씨는 이날 오전 9시 8분 국적기 편으로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했다.

최씨는 도착 약 30분 뒤 흰색 상·하의에 검은색 모자와 마스크를 쓰고 입국장에 들어섰다.


그는 "마약 밀반입 혐의를 인정하냐", "박왕열과 무슨 관계냐", "박왕열의 지시를 받은 거냐" 등 혐의 관련 취재진 질문에 답하지 않고 고개를 푹 숙인 채 호송차로 이송됐다.

경찰은 이날 한국시간 새벽 3시 6분께 최씨가 태국 공항에서 기내에 탑승하자 바로 그를 체포했다. 국적법상 국적기 내부는 대한민국 영토여서 체포영장 집행이 가능하다.

최씨는 2019년부터 필로폰 22㎏ 등 총 100억원에 달하는 마약류를 국내에 밀반입하거나 유통한 혐의(마약류관리법 등 위반)로 이미 국내에서 체포영장이 발부됐다.

오창한 경찰청 마약조직범죄수사과장은 이날 공항 브리핑에서 "경기남부경찰청에서 피의자 조사와 증거물 분석 후 신속하게 구속영장을 신청할 예정"이라며 "수사를 통해 확인되는 범죄 수익은 국세청, 금융위원회 등과 협업해 빠짐없이 환수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최씨가 박왕열과 친분이 있다고 보고 두 사람 간의 거래 규모와 정확한 범죄 수익 등을 파악할 계획이다.

최씨 활동명 '청담'은 서울 강남구 청담동을 일컫는다. 최씨 가족은 청담동에 거액의 부동산을 보유하고, '슈퍼카'를 타고 다니는 등 호화 생활을 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 태국에 머물던 최씨는 양국 경찰의 합동 작전에 덜미를 잡혔다.


한국 경찰은 지난 3월 25일 필리핀에서 강제 송환된 박왕열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최씨가 마약 공급책이라는 단서를 확보했다.

이후 같은 달 30일 경기남부청 마약·국제범죄수사대를 집중 수사 관서로 지정하고 최씨 관련 5개 사건을 병합해 행적을 추적했다.

경찰은 2018년 이후 출국 기록이 없던 최씨가 태국 거주 중이라는 첩보를 입수하고, 방콕에서 차로 1시간 걸리는 사뭇쁘라깐 주(州)로 수사망을 좁혔다. 출국 기록이 없는 최씨가 어떻게 태국으로 건너 갔는지도 수사 대상이다.

양국 경찰은 사뭇쁘라깐 주에 있는 고급 주택 단지에서 사흘간 합동 잠복 작전을 펼친 끝에 지난달 10일 불법체류 혐의로 최씨를 검거하고 차명 여권들과 휴대전화 13대를 압수했다. 다만, 검거 현장에서 마약은 발견되지 않았다.

최씨 검거는 양국의 수사 공조 요청 접수 7일 만이었다. 경찰은 양국 수사 당국이 그동안 쌓아온 긴밀한 협력 관계가 이번 검거에 도움이 됐다고 설명했다.

국내 송환 절차 역시 통상보다 빠른 약 3주 만에 완료됐다. 주태국대사관을 중심으로 경찰청 등 관계 기관이 유기적으로 협업한 결과다.

최씨 신병을 확보한 한국 경찰청은 박왕열과 공모한 마약범죄 혐의뿐 아니라 여권법 위반 등 범죄 전반에 대해 수사를 이어갈 예정이다.

태국 현지에 마약 생산 공장이 있는지 등도 공조 수사를 계속해 밝혀낼 방침이다.

경찰청은 태국 경찰로부터 검거 당시 압수물도 인계받았다. 확보한 타인 명의 여권, 전자기기 등에 대해 디지털 포렌식을 할 계획이다.

서울 강남 일대에 뿌려졌던 다량의 케타민과 엑스터시도 최씨와 연루됐다는 의혹도 있어 수사가 진행되면서 밀반입한 마약류 규모는 더 커질 수도 있다.

유재성 경찰청장 직무대행은 "이번 송환을 계기로 마약 범죄자는 지구 끝까지 추적해 검거한다는 메시지가 전달됐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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